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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윤식 교수 “문학으로 얻은 전 재산, 문학 위해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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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윤식 교수 “문학으로 얻은 전 재산, 문학 위해 써주세요”

이설 기자 입력 2019-03-22 03:00수정 2019-03-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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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윤식 교수 생전 뜻에 따라 부인, 문화예술위에 30억 기부
저서-원고-펜 등 유품은 2022년 건립 디지털문학관에
“평생 읽고 쓰는 것밖에 모르던 분이었어요. 당연히 문학과 관련한 일에 쓰이는 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수화기 너머 노(老)부인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한국 문학계에 큰 족적을 남기고 지난해 10월 별세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서울대 명예교수(사진)의 부인이자 유일한 유족인 가정혜 여사(84)였다. 가 여사는 “(남편이) 떠나기 100일 전쯤 의식을 차리고선 기부 이야기를 다시 한 번 꺼냈다”며 “어떻게 잘 쓸지 거듭 고민해서 결정했다”고 했다.

고인이 남긴 재산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의 아파트와 원고료, 인세를 모은 예금 등 30억 원 상당이다. 8일 가 여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약정식을 열고 유산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저서, 원고, 펜, 의류 등 고인이 남긴 물품은 디지털화해 2022년 서울 은평구에 건립될 예정인 국립한국문학관에 기록물로 저장된다. 정우영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위원은 “의미 있는 물품을 사진과 동영상에 담고 지인들의 인터뷰를 모아 디지털 문학관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정서에는 고인 또는 근대문학과 관련해 가칭 ‘김윤식 기금’으로 사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 자문은 고인과 사제 관계로 친분이 깊었던 김영란 전 대법관이 맡았다. 장서 목록은 가 여사가 직접 정리해 넘겨주기로 했다. 추모식 때 조시를 읊은 이근배 시인은 “고인은 그 흔한 휴대전화도 없이 집필실과 집을 오가며 검소하게 생활했다. 떠난 후에도 문단 후배들을 위해 큰일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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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생인 고인은 마산상고를 거쳐 서울대 사범대 국어교육과에 입학했다. 같은 대학 국문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30여 년간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후 매달 발표하는 작가들의 신작을 빠짐없이 챙겨 읽고 ‘소처럼’ 평론하는 작업을 80세가 넘어서까지 이어갔다. 200여 권의 저서를 내며 한국 근현대문학 연구의 기틀을 다진 거목으로, 수많은 문인을 배출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김윤식 교수#문화예술위 30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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