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향된 역사교육 비판 '교과서 포럼' 출범

  • 입력 2005년 1월 25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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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과서포럼’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신원건기자
현대사 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과서포럼’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있다. 신원건기자

고교 근현대사 교과서들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편향된 역사인식을 심어준다며 이를 비판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학자들의 모임인 ‘교과서포럼’(공동대표 박효종·朴孝鍾 서울대 교수 외)이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박 교수 외에 이영훈(李榮薰) 서울대, 차상철(車相哲) 충남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은 이 포럼에는 김영호(金暎浩) 성신여대, 함인희(咸仁姬) 이화여대 교수 등 12명의 교수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흥수(韓興壽)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동복(李東馥) 명지대 초빙교수를 비롯한 교과서포럼 고문 및 운영위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교과서포럼은 앞으로 매년 4차례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대중강연과 대안교과서 집필 등을 통해 잘못된 교과서를 바로잡아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임공동대표 박 교수는 “잘못된 자학사관(自虐史觀)이 지배하고 있는 현재의 지적 흐름을 바꾸어놓는 데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창립기념 심포지엄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 이대로 좋은가’에서는 전상인(全相仁)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신지호(申志鎬) 서강대 겸임교수, 이대근(李大根)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김일영(金一榮)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대한민국의 건국과 분단, 정치와 경제 발전 등 교과서 분석 내용을 발표했다. ▶본보 22일자 A4면 참조

이어 열린 종합토론에서 토론자들은 금성출판사 교과서를 중심으로 근현대사 교과서들의 사실 오류와 왜곡 실태, 집필자들의 학자적 양식 부족을 질타했다.

유영익(柳永益)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석좌교수는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성립을 올바르고 긍정적으로 서술해야 한다”며 “그러나 금성교과서는 대한민국 성립과정에 1쪽밖에 할애하지 않았으며 그것도 이승만(李承晩)보다 ‘종이호랑이’에 불과한 여운형(呂運亨)을 더 많이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농지개혁, 불안한 안보를 다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군사강국화 등 이승만의 업적은 거의 언급하지 않은 채 ‘친일파 청산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만 서술하는 왜곡을 범했다”고 비판했다.

신복룡(申福龍)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사 서술은 정확한 자료에서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데도 집필자들은 정해놓은 결론을 뒷받침하는 자료만 찾거나 사실을 왜곡하는 방법을 썼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광복 이후 정국 주도자로 꼽은 여운형이 일본이 싱가포르를 함락했을 때 총독부에 축하인사를 했고, 광복 직전 행정권을 총독부에서 이양받을 때 2000만 엔을 받은 행위 등 그의 ‘잘못’을 은폐한 것 △좌익계열이 반탁에서 찬탁으로 급선회한 사실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변명하기 어려운 오류라고 지적했다.

토론자들은 “현대사 서술은 정치사 중심의 시대사(時代史)가 아니라 정치 경제 외교 사회 문화 등 ‘분류사’가 되어야 한다”며 “교과서 문제는 학자의 양심과 양식의 문제로, 사실을 편견 없이 서술하는 지식인의 양식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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