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직원이 인터넷 떠도는 얘기 한것” 해수부 장관 “깊은 유감” 직접 브리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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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 2017/대선 D-4]‘세월호 인양시기 조율’ 해명
“SBS녹취 공무원은 파견 근무자… 세월호 인양일정-조직개편 등 책임있는 답변할 위치 아니다”
홍준표 “집권땐 해수부 해체 검토” 한국당, 해수장관-문재인 檢고발
민주당은 국민의당 대변인 고발

‘세월호 인양 지연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관련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는 내용으로 논란을 빚은 SBS 보도에 등장하는 녹취 속 인물은 해양수산부 7급 공무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해수부는 4일 김영석 장관이 이례적으로 직접 브리핑을 통해 유감을 표명하며 황급히 사태 진화에 나섰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당 기자와 통화 과정에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를 언급한 것으로 이 직원은 세월호 인양 일정이나 정부 조직 개편 등에 관해 책임 있는 답변을 할 위치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해수부에 따르면 녹취에 등장한 A 씨는 2014년 임용된 4년 차 직원으로 지난달 16일부터 전남 목포신항에 마련된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A 씨는 논란이 커지자 3일 오후 감사실에 기자와의 통화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정확하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해당 매체에서 동의 없이 녹취해서 편집했다”고 진술했다.

해수부는 A 씨를 대기발령 조치하고 공무원으로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 김 장관은 “해수부 직원이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월호 인양 과정에는 어떠한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장관이 이런 브리핑을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 보도로 해수부가 차기 정부에서 자리와 조직을 확대하려고 물밑 작업을 벌였다는 의혹이 커지면서 정치적 부담을 느낀 김 장관이 직접 진화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BS는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전날 8시 뉴스에서 5분 30초 동안 사과 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박정훈 대표이사도 이날 사내 담화문을 통해 “당사자의 사실 확인 과정도 지켜지지 않은 함량 미달의 보도가 전파를 타고 말았다”고 밝혔다.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집권하면 해양경찰청은 독립시키고 해수부는 해체해서 과거처럼 농수산해양부에 통합하도록 검토할 것”이라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당은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위반하고 방송국에 압력을 행사해 보도를 삭제했다”며 해수부 장관과 문 후보를 각각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 후보 측은 “세월호의 아픔을 선거에 이용하지 말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을 남부지검에 고발했고, 해당 보도 영상을 선거 유세 현장에서 유포하는 행위도 법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박성민 min@donga.com·신진우·정양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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