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때부터 옷장에 갇혀 5년 간 ‘성노예’로…범인은 부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월 9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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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때부터 5년 간 옷장 안에 갇혀 부모의 성노예로 살았던 ‘옷장 안의 소녀’가 성학대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꿈을 털어놨다.

8일(현지시각) 영국 미러는 좁고 어두운 옷장 안에 갇혀 친엄마와 의붓아버지에게 고문과 성폭행을 당해오다 2001년 구출된 로런 캐버노(21)의 근황을 소개했다.

로런은 2001년 미국 텍사스 주(州) 댈러스카운티 허친스의 한 주택 안 작은 옷장 안에서 발견됐다. 당시 로런은 여덟 살이었지만 몸무게는 약 25.6파운드(11.6kg)에 불과했다. 두 살 배기 평균 몸무게 수준이었다.

세 살 때부터 옷장 안에 갇힌 로런은 다른 형제자매와는 물론 세상과 완전히 분리된 채 살았다. 로런을 가둔 건 다름 아닌 그의 엄마. 로런을 낳은 뒤 입양을 보냈다가 다시 데려온 엄마 바버라 앳킨슨은 새 남편인 케니 앳킨슨과 함께 로런을 학대했다.

로런은 “어느 날 엄마는 내가 우는 게 지긋지긋하다며 옷장 안으로 들어가라고 했다”며 “(옷장 안엔)물도 음식도 없었다. 어둠뿐이었다”고 회상했다.

몇 시간 만에 옷장에서 끌려나온 로런은 엄마와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겨우 세 살이었던 로런이 비명을 지르자 두 사람은 이를 감추기 위해 컨트리 뮤직을 크게 틀었다.

끔찍한 고통을 겪은 후 로런은 다시 옷장 안에 갇혔다. 이후 5년 간 작은 옷장은 그녀의 집이 됐다. 그곳에서 잠과 볼 일을 해결해야 했으며, 지독한 배고픔과 외로움도 견뎌야 했다. 로런의 부모는 어린 딸에게 담뱃불이나 물고문을 가하기도 했다. 로런이 옷장 밖으로 나갈 수 있는 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성폭행과 고문을 당할 때뿐이었다.

한 이웃의 신고로 세상에 나오게 된 로런은 이후에도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우선 몸 상태가 심각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로런은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였고, 어린 나이에 계속 성폭행을 당해 장기(臟器)가 엉망이었다.

심리적인 고통을 이겨내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원래 자신을 입양했었던 로런 사브리나와 빌 캐버노 부부에게 돌아간 로런은 음식을 숨기거나 매일 밤 옷장 안에서 자려고 하는 등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정신연령도 또래보다 훨씬 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로런은 용기와 열정을 갖고 이를 극복해 나가면서 소중한 꿈을 키우고 있다. 바로 자신과 같은 성학대 피해자들을 돕겠다는 것.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는 로런은 내년에 대학교에 진학해 상담사 자격증을 따는 게 꿈이라고 털어놨다.

로런은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건 나와 같은 피해자들이 학대의 기억을 극복하고 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로런을 학대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엄마 바버라와 의붓아버지 케니는 2002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두 사람은 2031년까지 가석방 자격이 없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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