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상 한승현 경장… 칠흑바다 실종선원 찾아 헬기서 몸 던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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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영예로운 제복賞’ 수상자]
대한민국 희망을 구한,그 헌신 잊지 않겠습니다

우수상 한승현 경장
우수상 한승현 경장
“자네들 중 누군가 자격이 있다면 박봉을 받으면서 저 넓은 바다에서 혼자 죽을 확률이 아주 높은 인생을 살게 될 거야. 하지만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지겠지. 이 세상 그 어디에도 그보다 더 위대한 직업은 없다는 걸 기억해주기 바라네.”

2006년 개봉한 미국 영화 ‘가디언’에 나온 대사다.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제주항공단 소속 항공구조대원인 한승현 경장(33·사진)은 이런 영화 같은 삶을 살고 있다.

4월 4일 오전 3시 20분 전남 거문도 남동쪽 63km에서 침몰 화물선의 실종자를 수색하던 제주항공단 헬기는 수색작업 후 돌아가려던 순간 비상용 불빛을 확인했다. 한 경장은 작은 불빛을 향해 어두운 바다로 뛰어내렸다.

초속 18m의 강풍에 3∼4m의 파도가 쳐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황. 선원은 이미 저체온증으로 의식이 혼미한 상태였지만 가까스로 구조에 성공했다.

한 경장은 해군 해난구조대(SSU)에서 근무한 뒤 부사관으로 전역한 해난구조와 심해잠수 전문가. 2006년 해경에 들어간 뒤 특공대원으로 활동하면서 중국어선 불법조업 현장 등 주로 험악한 곳에 투입됐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잠수사가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자원하기도 했다. 한 경장은 “누군가는 극한의 현장에서 생명을 지켜야 한다. 운명이자 숙명으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우수상#한승현#제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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