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성들은 동남아시아지역 성매매의 최대 수요자입니다. 한국 정부가 이런 현실을 결코 외면해선 안 됩니다.”
3일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공동 개최한 ‘2013 성매매 방지 국제 심포지엄’의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필리핀 미리암대의 오로라 자바테 드 디오스 교수(사진)는 동남아지역에서 성행하는 성 착취의 실상을 이렇게 전했다.
성매매, 인신매매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디오스 교수는 필리핀에서 2003년 반인신매매법과 2004년 여성아동대상성폭력방지법 제정에 선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디오스 교수는 동남아에서 성매매가 만연하게 된 원인으로 계속된 빈곤과 정치적 혼란을 들었다. 많은 여성이 살아남기 위해 자신의 성을 돈을 받고 팔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는 한국 남성과 정부에 대한 비판과 충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나이와 지위를 불문하고 수많은 한국 남성이 유학이나 골프여행을 핑계 삼아 성매매를 일삼고 있다”며 “이로 인한 여성의 피해, 특히 최근에는 한국인과 필리핀인의 혼혈인 ‘코피노’의 출생으로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디오스 교수는 한국인의 동남아 성매매를 줄일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의 사법적 협력 체계를 시급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호주는 자발적으로 자국 성매수 남성을 아세안 국가와 함께 처벌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한국도 성매수 근절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 간 협상 테이블에 참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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