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포털 e메일 모두 엿볼 수 있다

해킹프로그램에 다 뚫려

국민 대부분이 쓰는 포털 사이트의 e메일을 손쉽게 엿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기자가 직접 해킹 피해자 역할을 맡아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사이버 국방학과와 e메일 모의 해킹 테스트를 했다. 해커 역할을 한 고려대 김승주 교수는 인터넷에서 해킹 프로그램 두 가지를 내려받아 자신의 PC에 설치했다. 하나는 통신망을 오가는 데이터를 가로채는 프로그램이었고, 다른 하나는 가로챈 데이터를 해석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기자가 포털에 로그인한 후 e메일 제목을 클릭하자 데이터가 통째로 김 교수의 PC로 들어갔고 e메일 내용이 그대로 드러났다.

테스트 결과 네이버, 다음, 네이트, 파란, 야후의 e메일은 같은 방법으로 내용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 구글 G메일은 암호화 처리가 돼 있어 해독이 불가능했다. 김 교수는 “PC방이나 보안설정이 안 된 사설 와이파이처럼 보안에 취약한 통신망이 많기 때문에 이런 일이 현실에서도 쉽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