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8·15 경축사]경축사 뒷이야기… ‘평화 통일’ 두차례 강조한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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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세=흡수’ 오해 우려

이번 8·15 광복절 경축사 작성 과정에선 북한 문제를 놓고 상당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한이 부담할 ‘통일세’ 신설 논의가 자칫 ‘흡수 통일’의 다른 표현으로 여겨질 것을 우려해 ‘통일’이란 표현은 세 차례로 국한하는 한편 ‘평화 통일’이란 구절을 두 차례 썼다. 이명박 대통령은 특히 독회 과정에서 참모들에게 “말을 앞세우는 정치인이 아니라 기업에서 일해 본 사람이 한국의 대통령으로 있는 시점이 북한으로선 기회”라는 말을 자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개개인의 자유와 행복’을 강조한 내용은 경축사 작업 초기에 분량이 넘쳐 제외됐다가 작가 이문열 씨의 영향을 받아 되살아났다. 이 대통령은 이 씨를 8월 초 여름휴가지에서 만나 경축사에 대해 논의했다. 청와대는 사후 조사를 통해 “진보작가 황석영 씨의 최신 작품이나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런 개념에 천착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제어인 ‘공정한 사회’는 “공정이란 표현이 너무 무겁다”는 지적에 따라 한때 ‘바른 사회’가 대안으로 검토됐으나 “도덕교과서 같다”는 이유에서 ‘공정’이란 표현으로 낙착됐다.

이 대통령이 7월 이후 부쩍 자주 해 온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가진 자의 의무(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충분히 의미가 전달된 만큼 분량을 덜 할애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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