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종욱, ‘예비 아빠의 힘’ 으로…가을사나이 명성 재현!

  • 입력 2009년 9월 29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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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아빠의 힘. 이번에도 내가 가을잔치 주인공이다.’

내년 4월이면 그토록 기다리던 첫 아이를 얻는다. 두산 이종욱(29)이 예비 아빠의 책임감으로 ‘가을 사나이’ 명성 재현을 다짐하고 있다. 이종욱은 생애 처음으로 맞이했던 2007년 한화와의 플레이오프에서 MVP(타율 0.545·1홈런 3타점 7득점)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과 만났던 플레이오프에서도 MVP(타율 0.517·3타점 6득점)는 그의 몫이었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할 정도로 그는 유독 포스트시즌에 강한 사나이였다.

특히 2007년 가을잔치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방출의 아픔을 겪는 등 기나긴 고통의 시절을 보낼 때 묵묵히 옆에서 힘이 됐던 ‘예비 아내’ 양유정 씨와의 결혼을 앞둔 터였다. ‘예비 신랑의 힘’은 가을잔치에서 폭발했고, 이종욱은 평생의 반려자에게 잊지 못할 결혼 선물을 하는데 성공했다.

2007년에 ‘예비 신랑의 힘’이 발휘됐다면 올해는 ‘예비 아빠’의 책임감으로 나선다. 6월 초 광주구장에서 선수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큰 부상을 당했던 그가 주변의 예상을 깨고 일찌감치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었던 것은 아내의 임신 소식이 큰 힘이 됐다. ‘아빠가 된다’는 설레임과 책임감은 막바지 재활 스케줄을 소화하던 그를 더 강하게 만들었고 이제는 반대로 내년 4월 태어날 첫 아이를 위해 가을잔치에서 활약을 약속하고 있다.

기나긴 공백기를 거쳐 부상의 아픔을 딛고 복귀한 후반기, 그는 44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9에 19타점 25도루를 기록했다. 특히 9월 들어 16게임에서 10개의 도루에 성공(실패 1개)해 한동안 주춤했던 ‘발야구의 위력’을 다시 보여줬다.

이종욱은 28일 “올 시즌 여러 가지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면서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첫 한 두 달은 조심해야 한다고 해서 말을 아끼느라 한동안 무척 답답했다”고 웃은 뒤 “나도 이제 아빠가 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다. 내년에 태어날 아이지만, 뱃 속에 있는 아이를 위해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년 연속 플레이오프 MVP를 차지하면서, 그는 두 대의 TV를 부상으로 받았고 본가와 처가에 한대씩 선물하면서 아들, 사위 노릇도 톡톡히 했다. 옆에서 그의 인터뷰를 유심히 지켜보던 손시헌이 갑자기 끼어 들었다. “이번에도 TV 타면 잘 보관해뒀다가 내년에 나한테 결혼 선물로 주라.” 이종욱의 신혼집 TV를 장만해줬던 절친한 친구의 ‘협박성 코멘트’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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