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t it…” 지구촌, 팝 황제의 춤 추며 그를 보내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 마이클 잭슨 추모 열기
25일 심장마비로 사망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50). 그는 인생의 마지막 밤까지 무대에서 콘서트 리허설을 하며 행복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7월로 예정된 런던 콘서트의 총연출을 맡으며 마지막이 되어버린 연습을 지켜본 케니 오테가 씨는 2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대에 선 그로부터 환희의 빛(beaming with gladness)이 뿜어져 나왔다. 그는 에너지가 넘쳤고 무척이나 행복해했다”고 증언했다.
잭슨에 대한 추모 열기가 지역과 인종을 넘어 지구촌을 달구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 잭슨 가족에게 위로 서한을 보냈다. 그는 “잭슨을 음악의 우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바레인 국왕의 둘째 아들 셰이크 압둘라 빈 하마드 알할리파 왕자도 27일 걸프데일리뉴스에 실린 성명에서 “전 세계가 음악계의 거인을 잃었다”고 추모했다. 셰이크 왕자는 2005년 잭슨이 세간의 눈을 피해 1년간 바레인에 거주할 때 재정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인물이다. 레바논에서도 젊은 팬 100여 명이 거리에서 촛불을 켜고 잭슨의 노래와 춤을 추는 추모제를 열었다. 필리핀 세부의 교도소 재소자들은 단체로 잭슨의 ‘스릴러’ 댄스를 추는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공개했고 2300만 번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적 화제를 모았다.
잭슨을 기념하는 기념품과 음반도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2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플래닛할리우드호텔에서 열린 마이클 잭슨 기념품 경매에서는 잭슨이 무대에서 입었던 옷과 직접 그린 그림 등 21점이 총 20만5000달러에 팔렸다. 예상 낙찰총액은 6000달러 정도였으니 33배나 폭등한 가격이다.
경매를 진행한 줄리언스옥션은 “1000∼1500달러로 예상했던 긴팔 셔츠가 5만2500달러까지 가격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진주와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된 이 셔츠는 잭슨이 1984년 ‘빅토리 투어’ 당시 입었던 옷이다.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 아이튠스 등 온라인 오프라인 음반 베스트판매 순위 1∼10위는 모두 잭슨의 앨범으로 채워졌다. 로스앤젤레스의 ‘그래미 박물관’과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있는 ‘마이클 잭슨 동판’ 등 그의 자취가 남아 있는 명소에는 연일 추모객이 발 디딜 틈조차 없이 밀려들고 있다.
각종 스캔들에 휩싸였던 말년에 그가 느낀 고독과 외로움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잭슨의 전기 작가 이언 핼퍼린 씨는 27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게재한 글에서 잭슨이 최근 측근에게 “나는 목소리도, 춤을 출 능력도 잃어버렸고 죽고 싶다”며 “런던 공연 전에 내가 죽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잭슨의 첫 번째 부인이자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의 외동딸인 리사 마리 프레슬리는 26일 “잭슨은 약물 과다복용으로 죽은 아버지와 같은 최후를 맞게 될까 봐 두려워했다”고 회고했다.
날짜는 미정이지만 잭슨의 장례식 땐 세계적 팝스타들이 참여하는 추모 이벤트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잭슨의 친구이자 흑인 인권운동가 알 샤프턴은 27일 미 KTLA TV에서 “잭슨의 아버지와 유족은 세계인들이 팝의 황제를 기억할 수 있도록 글로벌 기념식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장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팬들이 꼽은 최우선 후보지는 잭슨의 저택인 ‘네버랜드’. 1050ha 넓이의 네버랜드는 각종 놀이기구와 동물원을 설치해 잭슨의 환상을 구현한 ‘꿈의 저택’이다. 그러나 잭슨이 남긴 엄청난 빚 때문에 네버랜드가 압류 처분을 받기 직전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밖에 험프리 보가트, 클라크 게이블 등 할리우드의 톱스타들이 묻혀 있는 ‘포리스트 론’, 메릴린 먼로가 묻힌 ‘웨스트우드 빌리지 메모리얼 파크’ 등 유명인들이 묻힌 로스앤젤레스 인근 묘지도 거론된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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