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호’ 이진성, 해결사로 돌아왔다

  • 입력 2009년 6월 22일 08시 03분


케이블 ‘압구정…’서 고민 상담 역… 2년간 연예계 공백 깨고 연기복귀

홀로 떠난 여행은 때론 고독하지만 그만큼 생각의 깊이를 넓혀주기 마련이다. 특히 하던 일을 버리고 떠난 여행이 가져다주는 선물은 의미가 더 크다.

2년 전 돌연 미국으로 떠나 사람들의 궁금증을 샀던 연기자 이진성도 홀로 지내온 여행에서 값진 선물을 가슴에 담고 돌아왔다. “연예계에서 활동할 때 늘 누군가를 원망했지만 모든 건 내 안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가수 싸이의 친구로 방송에 처음 얼굴을 알렸다. 쾌활한 모습으로 ‘청담동 호루라기’라는 별명으로 더 유명했던 이진성은 예능 프로그램을 무대로 끼를 과시했고 연기자로도 활동했다.

그러던 그가 돌연 미국행을 택한 건 2007년 MBC 드라마 ‘나쁜 여자 착한 여자’를 끝낸 직후였다.

“친했던 사람들로부터 상처받고 때론 복수를 하고 싶던 순간도 있었어요.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유난히 저만 여러 소문에 시달렸죠. ‘날라리’, ‘잘 논다’, ‘청담동’ 등이 저를 대변하는 단어였잖아요.”

이진성은 그때 상황에 대해 “난 그저 어떤 일에도 솔직하게 대했을 뿐 이었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솔직한 성격은 때론 난처한 소문과 상황을 낳았고 이는 고스란히 이진성에게 상처로 돌아왔다.

미국에서는 뉴욕을 시작으로 필라델피아, 댈러스, 애틀랜타, 캘리포니아 등지를 옮겨 다녔다. 단기 어학원에 등록해 영어를 배웠고 때론 배낭만 매고 여행을 다녔다.

“누구와 만나든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미국 문화가 인상적이었어요. 좋은 감정을 숨기지 않고 솔직한 모습 역시 본받고 싶었죠. 제가 가치 있게 판단하는 일이라면 자신 있다는 믿음이 생겼죠.”

다시 연예계로 돌아온 건 뜻밖의 전화 한 통 때문이다. 귀국하기 한 달 전, 세상을 떠난 연기자 최진실의 매니저에게 안부전화를 걸었다가 그것이 인연이 되어 다시 방송할동을 하게 됐다.

그의 연예 복귀작은 케이블채널 tvN이 방송하는 트렌디드라마 ‘압구정 다이어리’. 베스트셀러 소설을 옮긴 이 드라마에서 이진성은 등장인물들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홍반장’ 역으로 나선다. 유쾌한 성격이지만 책임감 또한 강한, 그의 실제 모습 그대로다.

연기 외에 레스토랑 사업과 빙상연맹 활동 역시 그가 전부터 주력하는 분야.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도 활약했던 그는 현재 빙상연맹 이사직을 맡고 있다.

“요즘 피겨 스케이트가 열풍이지만 이런 성과를 만들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해온 수많은 사람들이 있어요. 연예계도 마찬가지죠. 함께 작업하는 사람들과 합심해 진짜 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할 거예요.”

이해리 기자 golf1024@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화보]돌아온 ‘청담동 호루라기’ 이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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