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S DESIGN]디자인센터가 ‘심장’

  • 입력 2009년 6월 8일 02시 50분


GM대우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등 외국계 완성차업체들이 제품 경쟁력 외에도 고객의 눈길을 단숨에 잡아챌 수 있는 ‘디자인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GM대우는 글로벌 디자인 센터를 가상현실로 연결해 디자인을 개발하고 있고, 르노삼성은 본사인 르노-닛산과의 협력을 통한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3차원 가상현실로 디자인 개발”…GM대우차

GM대우차의 회사 비전은 ‘글로벌 디자인, 품질, 고객가치 부문에 있어서의 글로벌 리더’다. 이 회사는 비전의 맨 앞에 디자인을 강조하고 있다. GM대우차의 디자인 가치 개선 노력은 안팎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라세티 프리미어는 그 대표적인 성과물이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GM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개발한 전략 차종. GM대우가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주도한 야심작이다. 수백 장의 디자인 스케치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쳐 2006년 말 최종 2개 모델로 압축됐고, 완성차와 같은 크기로 제작된 클레이 모델 품평회 끝에 2007년 중반 현재의 라세티 프리미어 디자인이 결정됐다. 전체 디자인 기간 동안 모두 100여 명의 디자이너가 투입됐다.

라세티 프리미어가 탄생한 인천 부평공장의 디자인센터는 미국 GM의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 11곳 중 3번째로 큰 곳. 최근 한국에 선보인 베리타스와 라세티 프리미어는 GM의 디자인센터들이 서로 협조해 만들었다. GM 글로벌 디자인 스튜디오는 차량을 개발할 때 서로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 있는 GM 디자인센터 직원들과도 가상현실(VR) 스튜디오를 통해 개발 중인 차를 3차원 컴퓨터 그래픽 형태로 미리 보면서 토론도 벌인다.

라세티 프리미어를 개발할 때에는 가상현실 스튜디오에서 디자인 품평회를 여는 동안 밥 루츠 GM그룹 부회장과 에드 웰번 GM글로벌 디자인 부사장 등이 화상으로 참석하기도 했다.

베리타스와 라세티 프리미어에 이어 현재 GM대우는 GM이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경·소형차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GM대우차 측은 “미국 뉴욕 모터쇼에서 발표했던 경차 ‘비트’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경차를 개발 중”라며 “GM대우차가 글로벌 경차 개발본부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김영수 GM대우차 홍보팀 차장은 “도시에 사는 젊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끌 수 있는 멋진 디자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아시아 디자인 거점”…르노삼성차

르노삼성차는 디자인 개발에서 단기적인 트렌드에 의지하기보다 본사인 르노-닛산과의 협력을 통한 차별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르노 디자인의 철학은 ‘항상 현재의 성공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르노그룹은 이 철학의 바탕 위에 지능, 전망, 관능, 매력 등 4가지 핵심 가치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치들이 구체적인 디자인으로 구현되는 물리적인 공간은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디자인(RSM Design)’. 기존 르노삼성자동차 안에 있던 디자인센터를 재정비해 2004년 11월 루이 슈웨체르 전 르노그룹 회장이 방문했을 때 정식 출범한 르노그룹의 ‘아시아 지역 디자인 거점’이다. 르노그룹 안에서 디자인센터가 만들어진 순서로는 르노테크노센터, 프랑스 파리 디자인센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디자인센터에 이어 4번째다.

르노삼성디자인은 다른 3곳의 디자인 센터와도 디자인 노하우와 정보를 활발히 교환하고 있다. 주 업무는 르노삼성차의 제품 콘셉트와 양산모델 개발 담당이지만, 차량 장착용품과 관련 액세서리 디자인에도 참여한다. 르노삼성디자인의 역량에 대해서는 파트리크 르케망 르노그룹 수석부사장도 올해 서울모터쇼 참석차 내한했을 때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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