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큐트 파워’로 문화외교 펼친다

  • 입력 2009년 4월 11일 02시 56분


‘가와이 대사’ 3인방과 도라에몽지난해 인기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문화대사로 임명(오른쪽)한 데 이어 일본 여성 패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가와이 대사’ 3인방을 지난달 선발했다. 왼쪽부터 여고생 콘셉트를 대표하는 후지오카 시즈카, 10대 하라주쿠 패션을 상징하는 기무라 유우, 롤리타 룩을 대표하는 아오키 미사코 씨. 사진 제공 로이터·마이니치신문
‘가와이 대사’ 3인방과 도라에몽
지난해 인기 만화 캐릭터 ‘도라에몽’을 문화대사로 임명(오른쪽)한 데 이어 일본 여성 패션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가와이 대사’ 3인방을 지난달 선발했다. 왼쪽부터 여고생 콘셉트를 대표하는 후지오카 시즈카, 10대 하라주쿠 패션을 상징하는 기무라 유우, 롤리타 룩을 대표하는 아오키 미사코 씨. 사진 제공 로이터·마이니치신문
깜찍한 10대 소녀-만화캐릭터 홍보대사 임명

미국에 ‘스마트 파워’가 있다면, 일본에는 ‘큐트 파워’가 있다.

지난달 일본 외무성이 자국의 패션을 세계에 알리겠다며 ‘가와이(귀여운) 대사(大使)’ 3명을 임명한 것을 두고 미국 외교전문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은 “일본이 ‘큐트 파워’를 외국에 전파하고 있다”고 4일 소개했다.

가와이 대사에 뽑힌 3명의 여성은 각각 교복 입은 여고생, 공주풍의 롤리타룩, 10대들의 패션거리인 하라주쿠(原宿)에서 유행하는 패션을 상징한다. 이 중 교복을 대표하는 후지오카 시즈카(藤岡靜香) 씨는 지난달 28일 태국을 방문해 교복을 개성있고 예쁘게 입는 방법을 전수했다. 후지오카 씨는 “교복을 패션의 하나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주풍의 롤리타 룩은 레이스, 프릴, 리본을 이용한 의상으로 종 모양의 부풀려진 치마가 특징이다. 롤리타 패션 대표 아오키 미사코(靑木美沙子) 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평생 이렇게 입고 다닐 수 있다. 나이는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나이는 신비감을 위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교복 코디네이터 마술사’ 등의 직함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아시아 홍보활동에 이어 7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일본엑스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문화가 외교력을 강화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판단이 외무성이 이들을 발탁한 배경이다. 외무성은 지난해 인기 만화 캐릭터인 ‘도라에몽’을 애니메이션 문화대사로 임명해 태국 대만 등 아시아에서 홍보활동을 펼쳐 성과를 거뒀다고 마이니치신문은 분석했다. 국제관계 전문가인 필 딘스 교수(미국 템플대 도쿄캠퍼스)는 “일본이 큐트 파워를 강조하는 것은 미국이 할리우드 문화를 확산시켜 ‘소프트 파워’를 얻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큐트 파워는 캐릭터 상품의 판매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번 달 발매 35주년을 맞은 ‘헬로 키티’는 70개국에서 매년 5만 종류의 신상품이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패션업체 크리스티앙 디오르, 스와로브스키 등은 ‘헬로 키티’를 이용한 휴대전화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패스트푸드 업체인 맥도널드는 2월부터 미국과 대만에서 어린이 메뉴를 구입하면 ‘헬로 키티’ 손목시계를 나눠주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아니아대 동아시아 연구소는 ‘일본 젊은이와 유행문화’라는 보고서에서 “과거에 연연하는 구세대와 달리 아시아 젊은이들은 거부감 없이 일본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