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안읽는 대학생 유급”

  • 입력 2009년 3월 16일 02시 52분


경희대 한의대 2년간 20권 의무화

우수 독후감 선정되면 장학금 혜택

경희대 한의대가 교양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추천 도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학생을 유급시키는 학사제도를 도입했다.

경희대 한의대는 “올해 신입생부터 예과(豫科)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2년 동안 교수 독서지도 전문위원회가 추천한 도서 100권 중 20권 이상 읽는 것을 의무화하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의대 예과생들은 매 학기말 독서 목록과 독후감을 담당 교수에게 제출해 평가 및 지도를 받게 된다.

2년간 읽은 추천 도서가 20권에 미치지 못하거나 독후감이 부실한 경우, 또는 독후감 표절이 적발될 경우 예과 수료 및 본과 진입이 불가능하다. 반면 실적이 좋거나 우수한 독후감을 제출한 학생에게는 장학금 등 혜택을 줄 계획이다.

추천도서는 ‘금강경’ ‘논어’ ‘대학’ 등의 동양고전, ‘군주론’ ‘꿈의 해석’ ‘그리스 로마신화’ 등의 서양고전, ‘과학혁명의 구조’ ‘상대성이론’ 등 자연과학서적, ‘국부론’ ‘유토피아’ ‘자유론’ 등 사회과학서적, ‘간디 자서전’ ‘이방인’ ‘토지’ 등 인문학 관련 서적으로 구성돼 있다.

한의대는 16일 ‘추천도서 100권 선포식’을 열고 ‘읽고 생각한다’는 의미의 독서노트 ‘독이고(讀而考)’를 학생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다.

최승훈 한의대학장은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오기 위한 입시 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폭넓은 학문적 소양을 닦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지식과 사고의 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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