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신의 피는 깨끗합니까?

  • 입력 2009년 1월 12일 02시 59분


2009년 건강 키워드 ‘청정 혈액’

3시간 만에 혈액 속 바이러스, 세균, 저밀도 콜레스테롤 등 95% 거르는 ‘혈액정화 세러피’ … 서울대병원 등 단 두 곳에서만 시술

인간의 몸에 혈액이 없다면? 지렁이처럼 영양분이나 산소를 온몸으로 보내기 위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꿈틀거려야 할 것이다. 아메바나 짚신벌레 같은 단세포 생물은 혈액이 없다. 몸을 꿈틀거리는 동작으로 음식물을 섭취하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혈액은 붉은색을 띠는 혈구와 누르스름한 투명색을 띠는 혈장으로 이뤄졌다. 혈구는 영양분과 산소가 포함된 적혈구, 면역기능을 하는 백혈구, 지혈작용을 하는 혈소판으로 돼 있다. 혈장은 혈구들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신체 곳곳으로 이동시키고 소장에서 흡수한 영양소, 각종 노폐물, 호르몬, 이산화탄소 등을 운반한다. 또 열을 운반하면서 체온을 조절하고 혈당과 산성도(PH)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혈장에는 영양소 같은 좋은 성분도 있지만 저밀도 콜레스테롤, 활성산소, 중금속, 글로불린, 면역 단백질 같은 유해성분도 많다. 유해성분이 많을수록 혈액은 점성이 높아져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또한 혈장 자체가 온몸을 돌아다니면서 유해성분을 뿌린다.

이런 맥락에서 유해성분이 많은 혈장을 정화해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방법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최첨단 나노필터를 이용해 혈장을 정화하는 ‘혈액정화시스템’이다.

항노화 전문센터를 운영 중인 ‘닥터최 바디라인 클리닉’의 최윤숙 원장은 “건강과 항노화의 시작은 혈액”이라면서 “깨끗하고 건강한 혈액을 가진 사람이 생체나이도 젊다”고 말했다.



○ 필터 2개가 혈장을 맑고 깨끗하게

혈액을 혈구와 혈장으로 분리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은 수십 년 전부터 사용됐다. 일본에서는 1970년대 초부터 시작해 임상시험과 연구 끝에 치료효과에 관한 논문을 내놓고 있다.

국내에는 1970년대 후반 녹십자의 혈액원에서 도입했다. 당시에는 비중의 차이를 이용해 물질을 분리하는 원심분리기를 써 혈액을 분리했다. 혈구와 혈장을 분리한 후 오염된 혈장은 버리고 건강한 사람의 혈장을 채워 넣었다. 혈장의 분리까지는 가능했지만 혈장 자체를 정화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타인의 혈장을 사용하므로 혈장의 수급 문제가 있었고 에이즈 등 혈액을 통한 2차 감염의 우려도 있었다.

기존 방법이 단순한 혈액분리시스템이었다면 최근 도입된 방식은 혈액을 분리해 정화하는 혈액정화시스템(DFPP)이다. 이 방법은 ‘플라스마 세러피(PT·혈장정화치료법)’로도 불린다.

자신의 혈액을 뽑아 2개의 필터를 거친 다음 다시 몸속으로 넣는 방법. 주사기 2개를 헌혈할 때처럼 꼽는다. 3시간 정도면 몸속 혈액의 90∼95%가 정화된다.

첫 번째 필터에서는 혈장과 혈구로 분리된다. 분리된 혈구는 다시 몸속으로 들어가고 혈장은 두 번째 필터를 거친다. 두 번째 필터에서는 글로불린, 저밀도 콜레스테롤, 해로운 단백질이 여과된다(그래픽 참조).

바이러스의 크기는 평균 0.05mm. 필터의 구멍(0.03mm)보다 크다. 밀가루를 체에 거르듯 바이러스, 세균 등 유해물질을 필터로 걸러내는 원리다. 자신의 혈액을 정화하므로 다른 사람의 혈장을 받을 필요가 없어 안전 문제와 혈액의 수급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최 원장은 “3시간 동안 주사기를 꽂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혈관이 약한 사람은 의료진의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 외에는 큰 위험은 없다”면서 “심장에서 나온 피가 한 번 정화된 다음 온몸에 펴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 미세혈관까지 순환 좋아져 항노화 효과까지

혈장에 있는 콜레스테롤, 바이러스, 세균, 중금속 등이 걸러지면 점성이 떨어져 혈액이 맑고 깨끗해진다. 깨끗해진 혈액이 미세혈관까지 구석구석 퍼지면 신체기능 향상은 물론 항산화 효과도 준다.

플라스마 세러피는 시술이 끝나는 즉시 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시술이 끝날 때쯤이면 볼이 발그레해지면서 얼굴의 혈색이 달라진다. 망막 주변의 미세한 모세혈관까지 혈액이 공급되므로 혈액순환 장애로 시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눈이 선명해지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최 원장은 “병원 문을 나설 때 피로가 없어지고 개운함을 느낄 수 있다”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가벼워지고 신체의 기능이 향상되는데 특히 성기능 장애, 만성 두통이나 불면증, 손발저림 등 혈액순환 장애로 나타났던 증상이 개선된다”고 말했다.

○ 약물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에 사용돼

2007년 초 국내에 도입된 혈액정화시스템은 현재 서울대병원 중환자실과 닥터최 바디라인 클리닉 등 2곳에서만 쓰이고 있다.

서울대병원에서는 약물로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나 당뇨로 인한 피부 괴사, 류머티스 관절염 등 자가면역질환,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 뇌혈관계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또한 신장이식 수술 전후 부작용을 줄이는 데도 사용된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과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는 이미 널리 알려진 치료법.

최 원장은 “질환을 유발시키는 물질을 걸러내 병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개인병원으로 국내 유일 도입

국내에서 혈액정화시스템을 개인병원에서 도입한 것은 최 원장이 유일하다. 독일에 사는 최 원장의 친척이 혈액정화 치료를 받고 난 후 효과가 너무 좋아 이 시술의 도입을 추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최 원장은 친척의 얘기를 들은 후 독일로 가서 자료와 정보를 얻었다. 그리고 치료에 사용되는 기계를 만드는 일본으로 가서 시술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혈액정화시스템을 항노화 치료와 접목한 것은 최 원장이 처음. 최 원장은 건강과 항노화에 있어 ‘혈액 건강’을 중시해 평소에도 혈액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최 원장은 혈액정화시스템을 도입하기 전까지 ‘포톤 세러피(혈액광양자치료법)’를 사용했다. 80cc의 혈액을 뽑아 산소를 넣고 광선을 쬐어 다시 주입하는 방법. 일부의 혈액을 깨끗하게 한 뒤 빛으로 활성화시켜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치료법이었다.

최 원장은 “혈액정화치료가 대중화가 되면 건강하게 오래 사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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