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신체적으로 위중 무기력한 상황 배제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5분



미국 행정부가 지난 주말경 한국 정부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상태 등 동향에 관한 정보를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워싱턴과 서울의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에 대해 한국 정부와는 상당히 다르게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미 행정부의 분석은 미 정보기관들의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이뤄진 것으로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한국 정부에서 나온 언급과는 달리) 위중한(serious) 것으로 보고 있다”며 “몇 가지 가능성 중에서 김 위원장이 신체적으로는 위중하지만 정신적으로는 정상적일 가능성과 신체적, 정신적으로 매우 심각해 사실상 무기력(incapacity)한 상황일 것이라는 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미국은 현재 북한 내에 권력다툼의 징후는 없으며, 따라서 북한의 정책 결정은 연속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들은 그동안 “김 위원장이 지난달 중순 뇌혈관 계통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받았지만 회복 중이며 업무 수행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는 등의 언급을 해왔다. 또 “김 위원장은 직접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정도”라는 평가도 나왔다.

미국이 김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한국 정부와 다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짐에 따라 한미 간에 정보 공유가 어떻게 이뤄져 온 것인지, 어느 쪽의 판단이 정확한 것인지 등에 대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의 뉴스 전문채널인 ‘폭스뉴스’ 등은 12일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국 정부는 김 위원장의 병세가 빠르게 회복 중이라는 한국 정부의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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