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필명 ‘피카소’의 인간광우병 실상 해부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과학이 광우병을 말하다/유수민 지음/304쪽·1만4000원·지안

“영국 사례와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에서 인간광우병 환자 1명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 20년 정도가 필요하다. 이것도 광우병(에 걸리는) 소의 수를 실제보다 훨씬 늘려 잡고, 미국에서 발생한 광우병 소가 모두 한국에만 들어온다는 가정 아래 위험을 극대화해 과다 계산한 것이다.”

젊은 과학자들의 인터넷 사이트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서 ‘피카소’라는 필명으로 활동해 온 저자는 200여 편의 논문을 분석해 광우병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내놓았다. 저자는 만성 퇴행성 뇌질환과 신경계·근골격계 질환을 다루는 의사이기도 하다.

저자는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일 때 BRIC 게시판의 ‘피카소의 광우병 이야기’에서 광우병의 위험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주장들을 비판했다. 이 책의 요지도 인간광우병에 대한 사전 예방조치가 중요하지만, 걸릴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위험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광우병 조사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유럽연합(의 인구) 5억 명, 미국 3억 명, 일본 1억3000명 등 총 9억3000명 중 2006년 인간광우병 발생 환자를 9명으로 잡으면 1억 명당 1명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2500명당 1명꼴로 발병하는 이름도 생소한 샤르코마리투스병보다 4만 배 희귀한 인간광우병을 우리는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저자는 현재 광우병이 불안해할 대상이 아니라면서 앞으로 광우병 발병률이 증가하는지, 인간광우병 발병률이 증가하는지, 오염된 육골분 사료를 먹은 소와 관계없는 인간광우병이 출현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한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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