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는 아기 원할때까지 최소 2년간 먹이면 좋아

  • 입력 2008년 8월 4일 03시 02분


8월 1∼7일은 세계 모유수유주간이다.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은 아기가 갓 태어났을 때는 70%에 육박하지만 6개월이 지나면 30%, 1년이 지나면 10%로 뚝 떨어진다.

아기가 커 가면서 수유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것은 모유 수유 환경이 나쁜 탓도 있지만 산모들이 모유 수유의 장점을 체감하지 못하고 곧바로 포기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만이 모유 수유를 성공할 수 있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한다.

모유 수유는 대개 산모들이 병원이나 산후조리원에서 처음 시작한다. 이런 장소에서 젖을 잘 먹이려면 24시간 ‘모자동실(母子同室)’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엄마와 아기가 같은 방을 쓰면 수시로 젖을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미 대한모유수유의사회 회장은 “대다수 병원, 산후조리원에서는 모자동실이라도 아기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산모가 모유 수유를 제대로 하기 힘들다”며 “아기를 낳자마자 첫 1주일 동안 아기와 24시간 피부 접촉을 통해서 젖을 먹일 수 있는 모자동실인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산모는 처음 아기에게 젖을 길들이는 단계에서 젖 이외에 물, 보리차, 설탕물을 먹이지 말고 우유병과 노리개젖꼭지도 물리지 않는 것이 좋다. 4시간 이상 자는 신생아는 깨워서라도 먹이고 배가 고파 울기 전에 미리 젖을 물린다.

출산 후 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우유병에서 우유가 흘러나오듯 젖이 금방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 출산 직후 나오는 젖의 양은 유산균 음료 반 병 정도로 매우 적다.

이럴 때는 젖이 잘 돌도록 아기가 빨아줘야 한다. 젖을 잘 물려주면 출산 1주일 후 하루 600∼700cc로 젖의 양은 급격히 늘어난다.

대다수 산모는 산후 1년 정도까지 젖을 먹인다. 그러나 젖을 떼는 시기는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다. 젖은 아기가 원할 때까지 먹이는 것이 좋다.

박은영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모유은행장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아동기금(UNICEF)은 최소한 두 돌까지 먹일 것을 권장하고 있다”면서 “미국, 유럽에서는 생후 2∼4년까지 젖을 먹이며 6개월부터는 모유에 고형식(이유식)을 섞어 먹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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