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에 파리의 디자인을 입힌다면…”

  • 입력 2008년 7월 1일 02시 58분


프랑스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ENSAD) 학생들이 제안한 ‘일기예보로 쓰는 시(詩)’ 프로젝트. 도심 곳곳에 공기 오염이나 날씨에 대한 정보를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지하철 환승구간에 오염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달아 공기가 맑을 때는 초록색, 오염이 심할 때는 보라색으로 변하는 식이다. 사진 제공 ENSAD
프랑스 국립고등장식미술학교(ENSAD) 학생들이 제안한 ‘일기예보로 쓰는 시(詩)’ 프로젝트. 도심 곳곳에 공기 오염이나 날씨에 대한 정보를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설치하는 내용이다. 지하철 환승구간에 오염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달아 공기가 맑을 때는 초록색, 오염이 심할 때는 보라색으로 변하는 식이다. 사진 제공 ENSAD
프랑스 최고 권위 국립 고등장식미술학교

‘서울 디자인 프로젝트’ 역작 이달 국내 전시

“첨단 IT기술에 인간미 불어넣는데 주력할것”

프랑스 파리 뒬름 가에 있는 국립 고등장식미술학교(ENSAD·´Ecole Nationale Sup´erieure des Arts D´ecoratifs).

이 학교 영상미디어 학과에서 학생 10여 명이 지도교수인 펠리시 도르브 씨와 함께 기하학적 모양의 작품을 만들고 있다.

주제는 서울의 공공디자인. 7월 중순 서울시청에 전시할 예정이다.

ENSAD의 파트리크 레노 총장은 7월 서울시를 방문해 오세훈 시장과 학술협력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 파리에서 서울을 디자인

ENSAD는 루이 15세 시대인 1767년 설립됐다. 응용 및 장식 미술 분야에서 프랑스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학교다.

서울의 공공디자인을 3월에 정규 과목으로 개설했다.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산업디자인단체총연합회(ICSID)에서 서울이 2010년 세계 디자인 수도(WDC·World Design Capital)로 지정된 일이 직접적 계기였다.

도르브 교수는 “이탈리아 토리노는 2008년 시범 WDC로 선정된 뒤 예술과 디자인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초대 WDC로 선정된 서울을 21세기 아시아의 디자인 도시로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한국을 세 차례 방문해 서울시청 주변과 남산 명동 압구정동 강남 인사동 홍익대 한강 등 구석구석을 카메라와 동영상으로 담았다.

이어 ‘서울특별시를 위한 ENSAD 디자인 관련 도시환경 학술연공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첫 성과물을 서울시청에서 선보인다.

○ “서울은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

서울의 디자인을 연구한 ENSAD 학생들은 서울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고 있을까.

도르브 교수는 “서울은 딱딱하고 차갑고 기계적인 도시라는 데 견해가 일치했다”고 전했다. 휴대전화와 손수제작물(UCC) 등 정보기술(IT)의 수준은 놀랄 만하지만 인간적인 만남과 교류가 줄어들 것으로 염려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도르브 교수팀의 프로젝트는 서울의 첨단 정보기술에 인간의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는 데 주력한다.

두 도시를 연결하는 ‘서울의 창(窓)’이 대표적이다. 서울에서 파리나 영국 런던 등 다른 도시를 연결해 원거리 대화를 하도록 모니터가 붙은 벤치를 거리에 설치하는 내용.

쌍방향 연결을 통해 서울을 대화가 있는 국제 네트워크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기예보로 쓰는 시(詩)’ 프로젝트도 독특하다. 도심 곳곳에 공기 오염이나 날씨에 대한 정보를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을 설치하자는 제안이다.

지하철 환승구간이나 버스 정류장에 오염도를 측정하는 센서를 달아 공기가 맑을 때는 초록색, 오염이 심할 때는 보라색 등으로 표시하는 식이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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