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교조가 미국을 主敵이라 가르쳤다”

  • 입력 2008년 4월 4일 22시 54분


북한은 엊그제도 남한을 협박했다. 남북 장성급회담 북측 단장은 ‘군사적 대응 조치’를 거론했고, 인민군 해군사령부는 ‘예상 외의 대응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한은 1999년과 2002년에도 서해상의 우리 해군을 공격했다. 그런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게, 북의 어떤 협박이나 도발에도 흔들리지 않을 국가적 대응과 안보태세가 요구된다.

정부와 국민이 북한의 실체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한마음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충배(현 한국국방연구원장)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최근 밝힌 ‘2004년 1월 육사 가(假)입교생 의식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당시 250여 명의 가입교생에게 ‘우리의 주적(主敵)은 누구냐’고 물었더니 34%가 미국을 꼽았다고 한다. 북한을 든 응답자는 33%였다. 깜짝 놀라 이유를 물었더니 “전교조 교사들에게서 그렇게 배웠다”고 답하더라는 것이다.

친북(親北) 반미(反美)교육의 무서운 결과다. 특히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간 대북인식의 왜곡이 사회 전 분야에서 확산된 탓이다. 정부가 앞장서서 국방백서에서 ‘북한이 주적’이란 표현을 지웠고,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의 실세들은 햇볕정책이란 환상에 빠져 북한을 비판하면 수구반동으로 몰아붙였으니 학교인들 무사할 리가 없었을 법하다.

김 원장은 이들의 잘못된 안보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제대로 된 역사교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가 가르쳤던 64기 생도들은 지난달 소위로 임관했다. 그들은 이제 더는 미국을 주적이라고 생각하지 않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교과서는 당시 윤광웅 국방부 장관이 장병들에게는 배포하지 말라고 해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고 한다.

청소년 시절 학교에서 배운 것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이들처럼 전교조 교사들한테서 의식교육을 받은 다른 많은 젊은이가 친북 반미 연대의 선봉에 섰음을 우리는 목격했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안심할 일이 아니다. 교과서포럼이 ‘대안 교과서 한국의 근·현대사’를 펴냈듯이 왜곡된 역사관과 안보관을 바로잡는 사회적 운동이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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