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ravel]시승기/혼다 8세대 어코드

  • 입력 2008년 2월 18일 02시 56분


트랜스포머 같은 파워, 나비처럼 유연한 핸들링

‘변신해라 마징가Z로.’

혼다의 신형 8세대 ‘어코드’는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오는 자동차처럼 로봇으로 변신할 것 같은 공격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미국시장 판매 1위를 달리는 도요타자동차의 ‘캠리’를 따라잡기 위해 잔뜩 힘이 들어간 듯하다.

그래서인지 덩치도 커져서 이제는 중형차가 아니라 대형차급이 됐다. 차체 길이는 4945mm, 폭은 1845mm로 이전 모델보다 각각 80mm와 25mm가 늘어났다. 평균키 이상의 성인 4명이 앉아도 답답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외부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어도 실내는 실용적이면서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 혼다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인테리어가 야무진 느낌을 주지만 어떤 면에서는 밋밋해 보이기도 한다.

시승한 모델은 3.5L급 V6엔진이 들어갔으며, 제원표에 275마력에 34.9kg·m의 토크를 낸다고 나와 있다. 넉넉한 힘을 바탕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한 가속력이 나왔다.

7세대 모델보다 배기량 0.5L, 출력은 40마력 정도 올라간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 7.5초 정도가 걸렸다. 더 빨리 달릴 수도 있는데 연료소비효율을 높이기 위한 세팅을 하면서 의도적으로 가속력을 줄여놓은 것 같다.

최고속도는 시속 215km 정도. 혼다는 보통 시속 210km 부근에 속도제한장치를 설정하는데 이번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코드의 몸집은 커지고 중량도 늘어났지만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혼다답게 코너링과 핸들링이 희생되지는 않았다. 경쟁 차종들에 비해 날렵한 몸놀림을 자랑하지만 대신 승차감은 조금 튀는 편이다.

특징적인 부분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이다. 큰 출력을 필요로 하지 않을 때 6개의 실린더 중 3개 또는 4개만 작동해 연료 소비를 줄이는 첨단 기술이다. 신기한 기능이기는 하지만 실제 운행에서 체감 효과는 크지 않았다.

엔진소리는 우렁찬 편이고, 타이어 소음도 적지 않게 느껴졌다. 요즘 다른 중·대형차의 정숙성이 높아져 상대적으로 어코드의 소음이 크게 느껴지는 탓도 있겠지만 속도가 시속 100km를 넘어서면서 커지는 타이어 소음은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소음부분만 제외하면 전반적인 상품성은 7세대보다 상당히 높아졌다. 차체가 커지고 배기량과 편의장치가 보강됐음에도 가격은 동결(3940만 원)했다. 현대자동차 그랜저에 비교해도 가격 차가 크지 않아 수입 패밀리 세단 중에는 역대 최고 판매기록을 세울 듯하다.

석동빈 기자 mobid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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