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개혁 3탄 ‘공부하는 서울시’

  • 입력 2008년 2월 1일 02시 42분


2급이하 학습시스템 구축

교육이수 못하면 승진제한

서울시 행정국에 근무하는 7급 A(35) 씨는 31일 서울시 상시학습관리시스템(일명 다산씨티움)에 접속해 올해 배우고 싶은 과목 4개를 선택했다.

먼저 설문에 응답하는 형식으로 직무를 스스로 진단했다. 서울시가 요구하는 수준과 자신의 역량을 비교하는 그래픽이 나타났다.

곧이어 A 씨가 배울 필요가 있는 교육 과정 수십 개가 화면에 떴다. 그는 인사혁신 과정과 인사관리자 역량강화 등 4과목을 신청했다.

A 씨는 “이 시스템을 통하면 배워야 할 업무 관련 강좌를 한 번에 추천받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 서울시, 공부하는 조직으로 변신

서울시는 2급 이하 1만1737명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시학습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지난달 2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31일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무능 불성실 공무원 퇴출제(3% 퇴출제)와 상시기록평가시스템에 이은 공무원 인사쇄신안 3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상시학습시스템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은 많지만 서울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가 민간 못지않은 학습 시스템을 갖춘 사례는 흔치 않아 눈길을 끈다.

서울시는 이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승진과 교육을 연계시킬 방침이다. 서울시는 7억7000만 원을 들여 SK텔레콤의 상시교육시스템을 도입했다.

다산씨티움은 정약용의 호 ‘다산’과 인재를 뜻하는 ‘씨’, 그리고 키운다는 의미의 ‘티움(틔움)의’ 합성어다.

○ 올해 5급 이하 60시간 교육

지난해 개정된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올해부터 2급 이하 일반직 및 기능직 지방공무원은 연간 일정 시간 이상의 교육훈련을 이수해야 승진 자격을 얻는다. 예를 들어 5급 이하 일반직 공무원이 승진하려면 올해부터 2010년까지 매년 50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는 올해 5급 이하 공무원의 교육시간을 60시간으로 정했다. 내년에는 80시간, 2010년에는 100시간으로 늘린다. 싱가포르 공무원의 교육시간과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시는 별정직과 계약직 공무원도 일반직과 똑같이 교육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다산씨티움에는 서울시 공무원이 직접 만든 과목과 한국능률협회 등 민간 업체가 개설한 과목을 합쳐 모두 4000여 개의 직무 관련 강좌가 개설돼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연말 실국장 간담회에서 “내년에는 서울시에 공부하는 분위기가 안착되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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