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원 감독 “행정수도 이전과 화성 천도의 본질은 같다”

  • 입력 2007년 11월 5일 15시 05분


코멘트
“행정수도 이전과 정조의 화성 천도의 본질은 같습니다.”

정조의 화성 천도 계획 등을 다룬 TV영화 ‘8일’을 연출한 박종원 감독은 작품에 대한 정치적 평가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5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 작품의 제작보고회에서 “정권말이 되면서 사극을 놓고 정치적인 해석이 많아진다”는 지적에 “왕과 권력을 다루니까 아무래도 연상이 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걸 의식하고 만들지는 않았지만 지켜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재미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정조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으로 천도하려 했고 지금 정권도 행정도시 옮기려다 말았는데 그걸 같은 맥락으로 보려는 시각이 있다”며 “전혀 다른 맥락이지만 본질은 같다”고 말했다.

기존의 기득권 세력에게 지지를 받지 못하면 새로운 그룹을 만들려고 하는 성향이 있는데 수도를 옮겨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아마 노 대통령은 표심을 잡기 위한 것이겠지만...”이라고 개인적인 견해도 덧붙였다.

영화 ‘영원한 제국’에 이어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그는 “정조는 최고의 성왕이다. 가족사의 비극도 안고 있고 할아버지가 아버지를 죽이는 등의 시련을 이겨냈다. 시기적으로 프랑스 혁명 직후였고 천주교를 받아들이고 과거제 폐지하고 기득권을 제거하려 했다. 시대를 앞서가는 현왕이었다”고 극찬했다.

박 감독이 보여주고 싶은 것은 ‘욕망’이다.

“사람은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이 있습니다. 그게 속마음과 같으면 도인이죠. 명분과 속마음의 차이가 욕망인데 그런 것들을 잘 드러내는 것이 제 작품의 포인트입니다. 소용돌이에 사람을 집어넣으면 그 욕망이 빨리 뛰쳐나옵니다.”

한편 이날 참석한 CJ미디어 강석희 대표는 “이제 케이블 영화 채널은 방송가를 넘어 FTA와 싸워야 한다”며 “CJ미디어는 자제제작 콘텐츠에 대해 오래전부터 고민해왔다. ‘8일’은 진정한 오리지널 콘텐츠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8일’은 오세영의 역사추리소설 ‘원행(園幸)’을 원작으로 케이블 자체 제작규모로는 거액인 40억 원을 들여 제작했다. 오는 17일 밤 11시 첫 방송.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사진=양회성 인턴기자 yohan@donga.com

[화보]‘정조 암살 미스터리 8일’ 제작발표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