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러시아제 백신 도입 논란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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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포털인 ‘네이버’가 최근 PC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러시아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의 기술을 도입했다. 이에 대해 국내 보안업계는 “국가의 컴퓨터 보안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러시아의 세계적 보안업체 ‘카스퍼스키’의 기술로 만든 ‘PC그린’이라는 무료 백신 프로그램을 10월경부터 일반 이용자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카스퍼스키는 ‘백신의 교과서’를 만드는 업체로 불려질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보안 소프트웨어 업체다.

보안업계는 하루 이용자가 1400만 명에 이르는 네이버가 이 회사를 통해 ‘PC 실시간 감시’ 등 보안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엄청난 양의 국내 바이러스나 웜, 해킹 정보가 이 회사에 넘어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국내 보안업체 관계자는 “이 정보는 안티바이러스나 백신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가장 중요한 소스(재료)”라며 “이 정보가 대량으로 외국 기업에 갈 경우 국내 보안소프트웨어의 개발 경쟁력은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가 간 해킹 등 사이버 테러가 매년 늘고 있는 상황에서 보안 산업은 단순히 PC 보안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가적 보안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국내 보안 환경의 취약성에 대한 정보는 자국 보안업체들이 보유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논란은 대형 포털 업체인 네이버가 무료 보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관련해 국내 보안업계가 “보안 소프트웨어 시장이 파괴될 것”이라며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벌어져 갈등 양상이 증폭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지난해부터 안철수연구소 등 국내 업체들과도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지만 잘 진척되지 않았다”며 “이후 카스퍼스키의 기술이 우수해 채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국내 업체들과 추후 논의를 통해 ‘PC그린’ 서비스에 국내 기술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연구소의 오석주 대표와 네이버의 최휘영 대표는 이와 관련해 최근 자리를 함께하고 상생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다음 주 중 실무진 회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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