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경영대학원장 “中과 아프리카 밀월, 서방국이 질투”

  • 입력 2007년 5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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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국가들이 중국이 아프리카와 가까워지는 것을 질투하고 있다.”

첸잉이(錢穎一·51·사진) 중국 칭화(淸華)대 경영관리대학원장은 2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목청 높여 이렇게 말했다.

중국이 최근 상하이에서 열린 아프리카개발은행 연차 총회에서 아프리카에 앞으로 3년간 200억 달러가량을 지원하겠다고 하자 서방 언론과 일부 전문가가 중국에 대해 ‘신(新)제국주의’적인 의도도 없지 않다고 한 것을 겨냥한 말이다.

첸 원장은 “서방 국가들은 돈을 빌려 줬다가 되돌려 받지 못해서 문제가 됐지만 중국의 자금 지원은 주로 도로 항만 철도 등 사회간접시설 건설에 투자되는 것”이라며 “그들의 역량을 키워 주기 위해 중국이 투자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라고 반문했다.

첸 원장은 22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2차 중미경제전략대화 등에서 미국이 중-미 양국 간 무역불균형 시정을 위해 위안화 환율을 내리라고 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국내 저축률이 낮아 외국에서 돈을 빌려다 써야 하는 등 복잡한 요인으로 비롯된 무역불균형 문제를 환율로만 풀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칭화대 수학과를 졸업한 첸 원장은 1990년 미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스탠퍼드대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를 지내다 지난해 10월 칭화대 경영관리대학원장을 맡아 미국경제에 대한 이해가 깊다.

중국 경제가 언제쯤 미국 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그는 “언론이 묻기 좋아하지만 쉽지 않은 질문”이라며 “지금 당장 미 1달러가 2위안(현재는 7.6위안)이 되면 구매력 기준으로 2020년 전에라도 양국 경제가 비슷해질지 모르지만 환율이 그렇게 될 수는 없기 때문에 20년, 30년 후 어느 때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이번이 첫 방문이어서 한국 경제에 대해 잘 모르지만 양국의 경제는 지리적으로 가깝고 사람 왕래가 활발해 서로 상생하는 경제협력과 발전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첸 원장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경영대학원이 올해 처음 구성한 외부자문위원단 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KAIST 외부자문위원에는 첸 원장과 피터 로렌지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총장, 하우 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석좌교수,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장 등 국내외 10여 명이 위촉됐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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