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특집]낙엽을 밟으며 가을 속으로 달리고

  • 입력 2006년 10월 16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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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론가 질주하고 싶다.’

눈부신 가을. 한낮에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볕을 볼 때마다 드라이빙 마니아들은 떠나고 싶어진다. 차의 창문을 모두 열어놓고 새색시처럼 불그스레한 단풍나무 사이를 질주하는 기분은 체험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프로의 운전솜씨를 보유한 주요 자동차업체의 전문 테스트 드라이버들이 가을을 만끽할 수 있는 드라이브 코스를 추천했다.

○ 민주지산 휴양림 가는 길 (현대기아차 이학곤 씨)

경부고속도로 황간 나들목이나 영동 나들목에서 나온 뒤 도마령을 넘어 민주지산 휴양림 가는 길의 경관은 가을에 특히 멋지다. 고갯마루 정자에서 소백산맥의 장관을 즐기고 느긋하게 지나면 가을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지리산 성삼재 못지않은 와인딩 로드(작은 커브가 잇따르는 산악지형 길)라 운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약간의 테일 슬라이드(차 뒷부분이 미끄러지는 것)가 일어날 정도의 핸들링으로 헤어핀 커브(U자 모양의 급하게 구부러진 커브)를 공략해 나가며 운전의 재미를 느껴보자.

민주지산 휴양림은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호젓해 좋다. 잔디밭과 작은 계곡이 같이 있어 가족끼리 하루 이틀을 보내기엔 충분한 곳이다.

돌아올 때 영동 쪽으로 되돌아 나와 영동 포도와 와인 생산지를 가보는 것도 권할 만하다. 무주 쪽으로 나와 무주리조트의 리프트를 타면 덕유산의 가을 단풍을 만끽할 수 있다.

○ 평택∼영월 드라이브 코스 (쌍용자동차 서석문 씨)

경기 평택에서 안성을 지나 국도 38호선을 타고 가면 장호원을 거쳐 충북 양성온천지구를 지나게 된다.

양성 탄산온천과 복숭아 산지의 경관을 감상하며 제천 방면으로 계속 주행하다 보면 박달재 고개가 나온다. 지금은 터널이 생겨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정상까지 올라가면 목조 공예 작품을 둘러보고 도토리묵을 안주 삼아 마시는 막걸리 한 사발 맛이 일품이다. 단, 운전자는 묵만 먹자.

자동차 전용도로로 제천을 지나 영월에 도착하면(2시간 30분∼3시간 소요) 영월의 별미인 올갱이국을 먹을 수 있다.

식사 후 계속 88번 지방도를 이용해 10분 정도 더 가면 망경사(望鏡寺) 이정표가 나온다. 소나무 숲을 가르는 S자형 코스는 마음을 탁 트이게 하고, 사찰의 스님이 건네는 솔잎차 한 잔은 심신을 평화롭게 해준다.

이어지는 내리막을 따라가면 ‘김삿갓 계곡’이 나온다. 물 소리와 단풍이 가을 냄새를 물씬 풍긴다.

○ 포천 고모리 가는 길(아우디 공현상 씨)

의정부 외곽 도로를 지나 포천검문소에서 국립수목원 가는 방향으로 접어들면 적당한 코너 길에 동화 같은 경치가 펼쳐진다. 가을 단풍 속에서 코너링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게 된다.

포천 고모리에는 유명한 생선구이 식당들이 즐비하다. 그중에서도 빼놓지 않고 들르는 식당은 ‘고향집’. 하지만 점심시간에 딱 맞춰 간다면 30분 정도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고모리 안쪽으로 3분가량 차를 몰고 들어가면 야외 카페가 나온다. 고모리 저수지를 끼고 있어 보트를 타고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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