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30년만에 무대오른 국악뮤지컬 ‘한네의 승천’

  • 입력 2006년 8월 18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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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립국악단 창단 10주년 기념 국악뮤지컬 ‘한네의 승천’. 사진 제공 경기도립국악단
경기도립국악단 창단 10주년 기념 국악뮤지컬 ‘한네의 승천’. 사진 제공 경기도립국악단
1975년 초연된 국악 뮤지컬 ‘한네의 승천’이 국악인 김영동 씨의 지휘로 3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다. 경기도립국악단의 창단 10주년 특별공연으로 20일까지 경기문화의전당 대공연장에서 공연된다.

1977년 하길종 감독에 의해 영화로도 제작된 ‘한네의 승천’은 오영진의 희곡을 농악 탈춤 등 우리의 전통연희 양식을 동원해 한국적 뮤지컬로 재구성한 작품.

남사당패에서 줄타기를 하는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젊은 여인 한네가 이승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해 삶의 좌절을 느끼고 두 번이나 선녀담에 몸을 던져 저승에서 낙원을 찾는다는 설화적인 이야기다.

‘사랑가’ ‘한네의 이별’ 등 최초의 국악가요 히트곡들을 낸 이 뮤지컬에서는 영화 ‘왕의 남자’에서도 나오는 줄타기, 탈춤, 마을굿, 농악 등이 선보여 흥을 돋우며, 전통 가락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배우들의 소리가 애절함을 자아낸다.

초연 당시 음악을 맡았던 경기도립국악단 김영동 예술감독이 50인조 국악오케스트라의 지휘봉을 잡고, 박성찬 씨가 연출을 맡았다.

김 예술감독은 “우리 국악으로 만든 뮤지컬은 창극 말고 ‘한네의 승천’이 처음이었다”며 “초연 당시처럼 솔로 및 멜로디 위주의 공연이 아니라 중창 및 합창이 강조되며, 새로운 곡이 7, 8곡 추가돼 풍부한 국악의 향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과거 연극배우 김성녀 씨가 맡았던 한네 역에는 신세대 뮤지컬 배우 김유진 씨가 캐스팅됐다.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한네의 이별’을 불러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김성녀 씨의 ‘한네’ 이미지와는 달리 김유진 씨는 현대적인 한네의 모습을 보여줄 계획. 또한 남자주인공 만명 역에는 서범석, 윤필주 역에는 추상록 씨가 등장한다.

제작진은 30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리는 ‘한네의 승천’은 수동적인 ‘한(恨)’이 아닌 역동적이고 적극적인 ‘한(韓)’의 정서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연출가 박성찬 씨는 “30년 전의 작품이지만 작품 진행 속도를 빠르게 해 무거움을 털어내고, 의상과 조명 등에서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할 예정”이라며 “1970년대 어려운 시절의 ‘한(恨)네’가 아닌 요즘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한(韓)네’의 정서에 맞춰 극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3시 7시, 19일 오후 3시 7시, 20일 오후 5시. 5000∼2만 원. 031-289-642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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