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黃 리더십은 몇 십년전 스타일” vs 홍준표 “탄핵으로 보수 궤멸”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4일 0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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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홍준표, 유튜브 공개토론 벌여
유시민 "김정은, 거래조건 맞으면 핵포기할 것"
홍준표 "北 절대 핵 포기 안해…남침통일할 것"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3일 유튜브 합동방송인 ‘홍카X레오’에서 맞짱 토론을 펼치며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다.

‘홍카레오’는 두 유튜브 계정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조합한 것이다. 방송 녹화는 이날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 당초 예정시간을 지나 이날 밤 11시를 넘어 두 사람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140분 가량의 토론영상이 공개됐다.

홍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기준에 대해 “우파의 기본적인 가치는 자유이고, 좌파의 기본적인 가치는 평등이다”라며 “많은 우파 좌파 중에서 난 좌파에 대해 정책이 잘못돼있다고 한 적은 있어도 나쁘다거나 욕해본 적은 없다. 우파 진영에서 자유를 더 우선시하고 자유를 중심으로 세상을 만들어가려하는 것이고 좌파 진영에선 평등을 중심적 개념으로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것을 서로 조화시켜서 양립시키는 방법이 대한민국을 운영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보수우파들이 존경하는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권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탄압했던 사실을 거론하면서 “한국의 보수 쪽에서 적어도 자기들이 집권하고 있을 때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제약했던 그런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시원하게 인정하고 그리고 지금 확실하게 자유의 가치를 들고가면 좋을 것 같은데 그게 잘 안되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유 이사장은 또 “한국의 진보 혹은 좌파가 오로지 평등을 위해서 살아온 것은 아니고 진짜 자유를 위해서도 투쟁했다”며 “자유를 위해 투쟁한 것이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었을때 그 다음에는 균형과 평등을 위한 힘을 좀 더 쏟는 쪽으로 온 것”이라고 부연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했다.

유 이사장은 “거래조건이 맞으면 북핵 포기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굳이 북한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 불안하기 때문에 핵을 만든 것이라고 (예전에)주장을 했다가 ‘북괴 대변인’이라고 인터넷에서 욕도 많이 먹었는데 저는 지금도 북한의 권력층을 완전 비이성적이고 괴물같은 집단으로 보면 해법이 없다고 본다. 거기도 나름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다. 거래의 조건이 맞냐 안 맞냐, 한 쪽은 많이 요구하는 거고 우리쪽은 좀 덜 주고 하려는 거고 그 문제만 있는게 아닌가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또 “김정은이 경제 중심으로 인민의 지지를 받고 싶은 욕구가 명확해보인다”며 “전쟁의 위험이 없는 한반도로 가는 여정에 있고 쉽지 않겠지만 달리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북한 핵무기를 해결할 길은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유 이사장은 “북한은 봉건 영주국가”라는 홍 전 대표의 지적에 공감하면서도 “북한 체제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 내부의 개혁은 북한 인민들이 할 문제”라며 “문명적 기준으로 보면 저런 체제가 오래 가면 안 된다고 저도 생각한다. 체제 안전을 보장한다는게 영속적 봉건적 체제를 보장해주자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홍 전 대표는 “북핵을 만들고 탄도미사일을 만든 것은 적화 통일하겠다는 것이다. 남침통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북은 핵을 절대 포기 안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핵균형을 한 다음 핵 군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핵이라는 무기는 군사학적으로 보면 비대칭 무기다. 핵은 가진 나라와 핵을 가지지 않은 나라 간 전쟁 자체가 성립이 안 된다”며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핵을 보유한 뒤로는 오히려 공멸을 우려해 물리적 충돌이 줄어든 상황을 예로 들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리더십에 관해 유 이사장은 “황교안 대표 체제가 제1야당에 정립이 됐는데 이분 리더십 스타일을 보면 몇 십년전 스타일 같다”며 에둘러 비판한 반면, 홍 전 대표는 “저는 당대표를 두 번한 사람이다. 한나라당 마지막 대표와 자유한국당이 창당된 후 제가 첫 대표였다”며 “후임 당대표를 두고 왈가왈부할 수 없다”며 언급을 꺼렸다.

홍 전 대표는 대신 “한국 보수진영이 궤멸상태까지 오게 된것은 탄핵 때문이다”라며 “지난번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보수우파 진영이 어떻게 대처했나. 서로 자기만 살겠다고 여론 눈치보고 국민 눈치보고 그렇게 하다가 지리멸렬한 거 아닌가. 지금도 보수우파는 탄핵을 두고 서로 손가락질하는데 그걸 보면서 통탄한다.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고 있는데 이제는 박근혜 탄핵을 벗어나서 대한민국을 생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해 유 이사장은 “좋은 정치는 시민들의 다양한 정치적 소망과 요구가 있는 그대로 반영되고 실현되는 정치”라며 “지금 자유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득표율은 합쳐봤자 75~85%밖에 안 되는데 의석은 90% 넘게 가져간다. 이기면 집권당, 지면 제1야당이니깐 평생 망할 일이 없으니깐 시민들의 정치적 요구는 계속 다양해지는데 정치는 두개의 거대한 정당으로 쪼개져서 서로 죽기 살기로 싸우고 혐오감과 적대감을 조장하는 정치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들의 정당과 정책노선에 대한 지지가 어느정도 국회의원의 점유비로 반영이 되는 선거제도를 하는 게 좋다. 이게 연동형비례대표제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홍 전 대표는 “지금 투표제도로는 지역구 대표를 뽑을 수 있고, 정당 지지율 투표로 정당 비례대표도 뽑는다”며 “미국의 양당제도는 수백년이 됐지만 가장 안정적이다. 다당제로 이합집산하는 것보다는 양당제가 안정적이다”라고 맞받았다.

패스트트랙 대치 정국으로 식물국회 우려가 나오는데 대해 홍 전 대표는 “선거의 룰에 관한 문제는 합의를 해야 한다”며 “공수처법도 합리적인 조정을 해야 한다. 새로운 기구 설치보다도 검찰의 독립성 강화, 검경수사권 조정에 동의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앉아서 검찰이 잘못한다고 검찰 위에 검찰을 또 하나 만들고 그럼 공수처 만들어서 공수처 잘못하면 공공공수처 또 만드나”며 “문재인 정부는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 확보시켜주면 될 것을, 그걸 안하고 자기가 충견처럼 부리다가 가만히 보니까 배신할 것 같으니 그 위에 또 하나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서 합의가 안 되면 죽을때까지 싸우기보다는 절차를 거쳐 타협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절차로 타협하게 하는 게 민주주의고 국회법이다”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결과를 도출하는 게 절차에 의한 타협인데 근데 지금 자유한국당은 이것도 못하게 하지 않나.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옳을 수도 있겠으나 그런 식의 주장을 펼치면 정말 독선이 판치는 세상이 돼버린다”고 꼬집었다.

유 이사장은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를 꼽는 질문에 본인의 출마는 부인하면서도 “보통 여당은 대선후보 경선을 하게되면 6룡, 7룡, 9룡까지 가지 않나.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괜찮다고 하면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민주당은 현재로서는 (출마)의사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10여명 정도이다. 저는 (민주당)당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전 대표는 다음 대선 출마 가능성과 관련, “저는 패전투수가 되어서 불펜에 들어와있다”며 “주전투수가 잘하면 불펜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고 주전투수가 못하면 불펜투수를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상황이 해방직후에 좌익, 우익 혼란상보다 더 극심하다”며 “좌파, 우파가 서로 증오하고 내뱉는 말마다 소위 증오에 찬 목소리로 서로 비난하는 걸 보면서 뭔가 해방직후에 대한민국 혼란상하고 상황이 비슷해진게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해방정국의 좌우 싸움보다 더 심하다는 건 홍 대표가 과장했다고 본다”며 “최근에 노무현 10주기 추모문화제 리허설을 하는데 태극기집회하는 분들이 조원진 의원님하고 차를 타고 광화문을 돌면서 5m까지 근접해 완전히 적대적인 내용의 연설을 하는 모습을 보고 서로 의견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는데 각자 자기 주장을 하고 서로 훼방놓지 않는데 70년이 걸렸구나 한국사회의 통합의 정도가 지난 70년이 지나오면서 굉장히 많이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반대 의견을 보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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