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세 계산원 할아버지 은퇴시켜 주자”…10만달러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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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월 11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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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성금 운동 덕에 은퇴하게 된 워런 매리언(82·오른쪽)과 그의 온라인 성금 운동을 기획한 로리 매카티. 로리 매카티 인스타그램
온라인 성금 운동 덕에 은퇴하게 된 워런 매리언(82·오른쪽)과 그의 온라인 성금 운동을 기획한 로리 매카티. 로리 매카티 인스타그램
미국 월마트에서 82세의 고령에도 하루 8시간씩 일하던 할아버지가 온라인 모금 운동 덕에 행복한 은퇴를 맞게 됐다.

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백발에 마른 체형인 워런 매리언(82)은 미 메릴랜드주 컴벌랜드 월마트에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주 40시간씩 매일 같이 계산대를 지켜왔다.

그는 퇴역 해군으로 아내와 사별한 뒤 혼자 지냈다. 충분한 노후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은퇴 계획을 세울 수 없어 몇 년 전부터 계속 월마트에서 일했다.

그러던 중 얼굴도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뜻밖의 도움이 찾아왔다. ‘버그 보이스’라는 해충 퇴치 업체를 운영하는 로리 매카티가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 매카티는 틱톡에서 수십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매카티는 앞서 82세의 월마트 직원이 온라인 성금 덕에 은퇴한 사연을 접했다. 이후 지난해 12월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매리언을 돕자는 글과 영상을 게시했다. 그는 글에 “이 작은 노인이 여전히 일하고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8~9시간 교대 근무를 한다”고 적었다. 영상은 300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고, 며칠 만에 10만8682달러(약 1억3000만 원)의 성금이 모였다.

매리언은 지난주 마지막 근무를 마치며 계산대를 떠났다. 그는 마지막 퇴근길에 풍선을 든 채 지인들의 박수를 받으며 월마트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성금을 받은 후 매리언의 입에서 처음으로 나온 말은 “와”였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금으로 주택담보 대출을 갚고 플로리다주에 사는 아이들을 보러 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가 젊은 시절 한 일에 대해 신이 보답해 준 것으로 알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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