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아이콘’ 해리 스타일스 첫 내한공연…BTS도 보러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3월 21일 10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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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해리 스타일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다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시작으로 재개한 ‘러브 온 투어’ 공연의 일환이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Lloyd Wakefield


멀리서 봐도 반짝이는 워터멜론 줄무늬(초록색과 보라색의 줄무늬)의 점프 수트. 양쪽 가슴과 양팔에 가득한 타투가 선명히 드러나는 노출. “한국, 안녕”하며 등장한 글로벌 팝 스타 해리 스타일스(29)는 가히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20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에서 열린 스타일스의 단독 공연 ‘러브 온’은 과감함과 자유로움이 모두 허용되는 무대였다. 이번 공연은 2011년 보이그룹 원디렉션으로 데뷔한 스타일스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이란 점에서 국내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젠더플루이드 패션’의 선구자답게 스타일스의 무대는 무지개 빛으로 꾸며졌다. 객석에도 화려한 옷차림을 한 관객들이 많았다. 다양한 성별과 국적을 가진 밴드 세션 멤버들의 연주가 나오고 스타일스가 한국어로 “사랑해요” “고마워요”를 연신 외치자 관객들은 그의 손짓, 눈빛 하나하나에 함성으로 화답했다.

현장에서 본 스타일스의 가장 뛰어난 능력은 단연 무대 장악력이었다. 이날 공연에는 KSPO DOME 최대 수용인원인 1만5000명의 관객이 모두 들어찼다. 그리고 이들의 흥분도는 시작부터 끝까지 최고조였다. 첫 곡은 ‘Music for a Sushi Restaurant’(2022년). 지난달 미국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와 영국 ‘브릿 어워즈’ 등 양대 권위 있는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한 앨범 ‘해리스 하우스’의 첫 트랙이다. 스타일스는 이를 시작으로 총 18곡을 불렀다. 세 번째 곡 ’Adore You‘(2019년)부터 돌출무대에 발을 들인 스타일스는 악동처럼 무대를 누볐다.

관객석에서는 잠깐의 공백도 허용하지 않았다. 모든 곡에서 떼창이 끊이질 않았고, 간주나 무대 전환 사이엔 함성이 이어졌다. 공연 후반부에는 모두가 고조됐다. 곡 ‘Treat People With Kindness’(2019년)가 시작될 때부터는 스탠딩석이 아닌 지정석에 앉아있던 관객들마저 일어섰다. 한 번 오른 흥은 가라앉을 생각이 없는 듯, 관객들은 마지막 무대까지 “해리”를 외치고 뛰면서 공연을 함께 만들어갔다.

해리 스타일스는 무대 위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금지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을 들었고, 객석에서도 이 깃발은 자주 눈에 띄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Lloyd Wakefield


이날 무대의 흥을 힘껏 올렸던 것은 스타일스의 적극적인 팬 서비스 덕이었다. 그는 원 디렉션이 결성된 2010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 팩터’ 영국판 시즌7을 기점으로 13년 동안 자신을 기다렸다는 한국 팬이 스케치북에 써온 편지를 한 줄 한 줄 읽었다. 이날 생일이라는 한국 팬을 위해선 한국어와 영어로 관객과 함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그 외에도 팬들이 무대 위로 던져주는 태극기, 모자, 선글라스 등을 직접 건네받고 착용하는 등 세심한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 막바지 곡 ‘Love of My Life’(2022년) 무대 때에는 관객들은 “HARRY, YOU ARE THE LOVE OF OUR LIVES(해리, 당신은 우리 삶의 사랑)”라 적힌 플래카드를 드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일스는 공연을 마치며 “정말 환상적인 밤”이라며 “여러분들은 완벽했다. 내가 한국에 온 유일한 이유”라며 거듭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올렸다. 이어 “오늘이 우리의 첫 만남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타들의 스타’인 만큼 이날 공연에는 케이팝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찾았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RM, 슈가, 뷔, 정국과 블랙핑크의 로제와 제니, 에스파 카리나와 윈터 등이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아 스타일스의 무대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로제는 공연이 끝난 뒤 스타일스와 찍은 사진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도 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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