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혐오범죄’는 아닌듯 “처음에는 아시안 혐오 범죄인 줄 알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국계 미국인인 대니얼 리 씨(38)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음력설 전날에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범인이 아시아계여서 놀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참사가 발생한 몬터레이파크는 주민 6만여 명 중 65%가 아시아계로, 캘리포니아주에서 최초의 차이나타운이 형성된 곳이다. 리 씨는 “몬터레이파크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인 데다 대만, 중국 맛집이 많아 방문객도 많다”라고 했다.
음력설 기간에 연달아 아시아계를 향한 총기 난사 사건이 벌어지자 미국 내 아시아 커뮤니티는 충격 속에 설 명절을 보냈다. 교민사회에서도 처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승을 부리는 아시안 혐오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불안에 떨었다.
미국에서는 소외됐던 이민자들의 분노가 음력설을 계기로 폭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몬터레이파크 사건 용의자인 휴 캔 트랜(72)은 한때 트럭 회사를 운영했지만 2013년 이후 이동식 집에서 혼자 살았다. 댄스 강습소에 매일같이 드나들었지만 회원, 강사들과 갈등을 빚었고 설 전야 파티에 초대되지 못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에 따르면 미국 노인 중 아시아계 삶의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인, 흑인, 히스패닉 등의 65세 이상 노인은 삶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80%였지만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계는 54%에 그쳤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