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대비 엔화 가치도 상승… 24년만에 최대폭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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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이틀새 7엔 급락… 엔저 급제동

달러 가치가 초강세를 보이는 킹 달러 현상으로 가파르게 하락하던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 가치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 조짐을 보이자 단숨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10, 11일 이틀간 7엔가량 떨어졌다. 환율 하락은 엔화 가치 상승을 뜻한다. 하락 폭과 하락률이 모두 1998년 10월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수준이었다.

엔화 환율은 9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46엔대 초반에서 거래되다가 11일 138.64엔까지 하락했다. 이틀 만에 엔화 가치가 5.5%가량 오른 것이다. 1998년 10월 하루 환율이 10엔가량 하락한 이후 가치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최근 1주일간 엔화 환율 하락도 약 6%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 10월 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미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을 때 이후 14년 만의 최대 수준이다.

외환시장에서는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폭을 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보고 있다.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들이던 투자자들이 방향을 바꿨다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달러를 대거 팔면서 올 초부터 이어지던 급속한 엔저 현상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 일본의 기준금리 격차는 32년 만의 기록적인 엔저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대비 20% 이상 상승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변동 환율제를 채택한 1973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었다.

10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9월(8.2%)은 물론이고 시장 예상치(7.9%)보다 낮은 7.7%를 기록했다. 올해 내내 계속됐던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정점을 찍고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달러#엔화#환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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