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독보적인 '노이즈 캔슬링' 품질, 보스 콰이어트컴포트 이어버드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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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1월 7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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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Active Noise Cancellation, 이하 ANC)은 마이크로 외부 소리를 감지한 다음, 헤드셋으로 정 반대의 신호를 전송해 외부 환경으로 인한 소음을 상쇄하는 기술이다. ANC를 활용하면 반복적인 기계음이나 소음이 크게 줄어들어 원음을 더욱 선명하게 감상할 수 있다. 3년 전만 하더라도 ANC은 헤드폰이나 유선 이어폰을 위한 위한 선택지였지만, 무선 이어폰에 ANC이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대중화에 성공했다. 지금은 ANC의 지원 유무로 제품의 수준이 결정되며, 거의 모든 브랜드가 ANC 기기를 주력으로 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점에 있는 브랜드는 미국의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보스(BOSE)’다.

노이즈 캔슬링은 1933년에 등장한 기술이지만, 상용화를 시작한 게 보스다. 1978년, 보스의 창립자인 아마르 보스(Amar Bose) 박사는 항공기에서 음악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NC 기술의 상용화에 나선다. 이후 1986년, 보스는 세계 최초로 항공기 조종사를 위한 ANC 헤드폰을 출시하고, 일반 소비자 시장에도 선보인다. 이렇게 시작된 ANC 생태계는 꾸준히 확장을 거듭해 지금처럼 완전 무선 이어폰에 적용되고 있으며, 보스의 기술력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보스 콰이어트 컴포트 이어버드 II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출처=IT동아
보스 콰이어트 컴포트 이어버드 II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출처=IT동아

그리고 지난 10월 6일, 보스의 완전 무선 이어폰 라인업에 최신 ANC 기술력을 적용한 ‘QC이어버드 2’가 정식 출시했다. 노이즈 캔슬링의 종주 기업인 보스가 자신 있게 내놓은 QC이어버드 2는 어떤 제품인지 약 2주간 사용해봤다.

이어폰으로는 독보적인 ANC 갖춰

보스 QC이어버드 2의 정식 명칭은 ‘보스 콰이어트 컴포트 이어버드 II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활용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보스 고유의 ANC 기술이 적용돼있다. 제품은 이어버드가 각각 6g, 충전 케이스가 60g이며, 충전 케이스의 사이즈가 세로 66mm, 가로 59mm, 두께 26mm로 두툼한 편이다. 전작인 보스 QC 이어버드와 비교하면 블루투스 버전이 5.1에서 5.3으로 업그레이드되며 사용 시간과 안정성이 향상됐고, 커스텀튠(CustomTune) 기술이 적용됐다.

케이스는 전작 대비 40% 작아졌고, 배터리는 6시간 더 늘어났다. 출처=IT동아
케이스는 전작 대비 40% 작아졌고, 배터리는 6시간 더 늘어났다. 출처=IT동아

디자인이 바뀌면서 음향 성능이나 착용감도 바뀌었다. 외형은 전작의 둥근 형태에서 지향성 마이크를 전면으로 배치한 형태로 바뀌었다. 이어폰 한쪽당 3개의 외부 마이크와 1개의 내부 마이크가 배치돼 주변의 소음을 인지하며, IPX 4 등급의 생활 방수를 지원해 땀이나 흐르는 물 정도는 막는다. 사이즈는 S, M, L 세가지 사이즈의 이어 팁과 고정 밴드가 포함된 보스 핏(Fit) 키트를 활용해 사용자의 귀 모양에 맞출 수 있다. 또 이어폰 형태가 바뀌면서 더 이상 몸체가 귀 바깥쪽으로 돌출되어 보이지 않는다.

이어폰은 케이스 내부에 자석으로 부착되며, 20분만 충전해도 최대 2시간 동안 연속 사용할 수 있다. 케이스의 크기는 전작과 비교해 약 40% 가량 줄어들었고 이어버드 크기는 약 30% 작아졌으며 , 사용 시간은 6시간 더 늘어났다. 충전은 하단의 USB-C 단자로 충전하며, 뒤쪽에 있는 버튼으로 블루투스를 연결한다. 이어폰은 완충 시 연속 6시간 사용하며, 케이스가 3회 추가 충전을 지원해 총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

착용감 확인 테스트, 개인별 맞춤 ANC까지

총 세 쌍의 이어팁이 제공되며, 착용 후 사이즈가 맞는지 결합 테스트까지 진행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총 세 쌍의 이어팁이 제공되며, 착용 후 사이즈가 맞는지 결합 테스트까지 진행할 수 있다. 출처=IT동아

착용감은 매우 우수하다. 대다수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보통 이어팁만 제공되고 끝이다. 하지만 보스 QC이어버드 2는 고정밴드까지 바꿀 수 있고, 제품을 착용한 다음 보스뮤직 앱을 활용해 이어 팁 결합 테스트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 버즈 2 프로와 비교하면 안락하다고 느껴질 만큼의 차이가 크다. 또한 측면을 터치해 음원을 일시정지, 재생하고, 슬라이드해서 볼륨을 조절하는 방식으로도 조작할 수 있다.

활용도 측면에서도 보급형 이어폰보다 세심한 구성을 갖추고 있다. 이어버드 내부에는 착용 상태를 구별하는 센서가 배치돼있어서 한쪽을 분리하면 오디오가 정지된다. 이때 반대쪽은 자동으로 주변 소리를 유입시키는 ‘어웨어’ 모드로 전환된다. 또한 보스뮤직 앱을 활용해 통화중 자기 음성의 높낮이를 조정하거나, 인이어를 제거할 시 자동으로 전화를 받는 기능, 통화 시 자동으로 주변 음을 허용하는 기능 등도 설정할 수 있다. 이어폰을 켤 때는 배터리 잔량을 알려주고, 연결이나 통화 상황도 음성으로 알려준다.

보스뮤직 앱을 활용해 기기 기본 정보는 물론 이퀄라이저나 터치 콘트롤 설정 등을 바꿀 수 있다. 출처=IT동아
보스뮤직 앱을 활용해 기기 기본 정보는 물론 이퀄라이저나 터치 콘트롤 설정 등을 바꿀 수 있다. 출처=IT동아

제품 제어는 ‘보스 뮤직(Bose Music)’ 앱을 활용한다. 처음 이어폰을 설정할 때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케이스 후면의 블루투스 버튼을 누른다. 그 다음 블루투스 검색에서 ‘그라운드 콘트롤’을 페어링하면 그 자체로 QC이어버드 2를 활용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을 활용하길 원한다면 보스뮤직 앱이 필수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보스뮤직을 설치한 다음 실행하면 이어버즈의 사용 방법부터 ANC 단계 조절, 블루투스 연결 등의 설정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시끄러운 야외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출처=IT동아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시끄러운 야외 환경에서 빛을 발한다. 출처=IT동아

음질과 ANC 기능은 상상 이상이다. 이어폰을 처음 착용하면 ANC이 사용자의 조건에 자동으로 최적화하는 ‘커스텀튠’ 기능이 활성화된다. 커스텀튠은 이어폰을 착용했을 때 이어버드가 소리를 내보내 사용자의 외이도 모양을 탐색하고, 반사되는 소리를 마이크가 분석해 사용자의 귀에 알맞은 ANC과 소리 최적화를 적용하는 기능이다. 이후부터는 주변의 소음을 듣는 ‘어웨어’와 완전한 ANC 상태인 ‘콰이어트’의 두 단계로 ANC을 쓸 수 있으며 추가로 사용자가 설정한 2개 모드를 즐겨찾기에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음이 절반 정도 유입되는 커뮤트(통근) 모드를 추가하여 편리하게 전환시킬 수 있다. 또한 보스 뮤직 앱을 통해 0단계에서 10단계까지 총 11단계로 노이즈캔슬링 단계를 설정할 수 있다.

어웨어의 개방감은 착용을 안했다고 생각할 정도다. 에어팟 프로나 갤럭시 버즈2 프로의 개방 모드는 주변의 소리가 들어와도 잡음이 끼고, 인이어 자체의 먹먹한 느낌은 남는다. 그런데 보스 QC이어버드 2는 잡음이 거의 없고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소리가 유입된다. 사용 중 큰 소리가 나면 ‘액티브 센스(Active Sense)’가 자동으로 소음을 조정해 청력을 보호하기도 한다. 중간 단계인 커뮤트는 주변 소음이 적절히 나는 ‘오픈형 이어폰’ 수준의 전달력을 제공한다. 음악을 들으면서도 주변 환경을 인지해야하는 조건에 적합하다.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어 착용해도 튀어나온 느낌은 들지 않는다. 출처=IT동아
크기가 상당히 줄어들어 착용해도 튀어나온 느낌은 들지 않는다. 출처=IT동아

가장 중요한 콰이어트 모드는 여태까지 체험해본 이어폰 중 단연 최고다. 주변의 기계적 소음은 물론 화이트 노이즈까지 억제하며, 수준 급인 에어팟 프로보다도 월등한 차이를 보인다. 억제력은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과 비교해야 하는 수준이다. 지하철에서는 잡음은 물론 철로 소리까지 묻히고, 1미터 주변에서 말을 걸어도 못 들을 정도다. 덕분에 시끄러운 공간에서도 작은 소리로도 음원을 감상할 수 있었고, 장기적으로는 청력을 보호하는 방안이 될 듯했다.

다른 ANC 이어폰 사용자들과 의견을 나눠보니, 보스 QC 이어버드 2의 ‘커뮤트’가 에어팟 프로의 ANC 수준이고, ‘콰이어트’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심화한 수준이라는 공통된 반응을 보였다.

음질은 인간에게 잘 들리는 음역대인 저음을 강조하는 보스의 기조와 조금 다르게 고음역대도 잘 살리고 있는 느낌이 든다. ANC 덕분에 음원 자체의 작은 소리까지 쉽게 느낄 수 있으며, 음원에 섞여있는 여러 가지 채널이 조금 더 명확하고 나뉘어서 들린다. 덕분에 어쿠스틱에서 보컬, 전자악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좋은 해상력을 낸다. 베이스가 많은 곡일수록 감상의 재미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이어폰인 만큼 헤드폰 수준의 음압이나 역동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최상의 ANC 추구한다면

보스 QC이어버드 2는 현재 출시된 노이즈 캔슬링 지원 이어폰 중 가장 우수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갖춘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보스 QC이어버드 2는 현재 출시된 노이즈 캔슬링 지원 이어폰 중 가장 우수한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갖춘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보스의 제품 최고 책임자인 라자 하이더(Raza Haider)는 “보스는 ANC 기술을 출시한 이후 엔지니어링과 기술, 디자인의 경계를 넓히는 데 열정을 쏟고 있으며, 콰이어트컴포트 이어버드 II가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출시된 QC 이어버드 II는 어떤 착용자든 놀랄만한 ANC 성능을 갖췄다. 음원 재생 성능은 제품마다 주관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요소라서 제품간 우열을 따지기 어렵다. 하지만 ANC은 주변의 소음을 얼마나 차단하는가라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고, 이 기준에 따라서는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어폰이 아닌 헤드폰과 비교해야 할 수준의 ANC 성능이다.

물론 단점까진 아니지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 블루투스 버전이 5.3 임에도 다중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다. 한 번에 하나의 음원 재생 기기만 사용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감상의 편의를 일원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한 퀄컴 칩을 사용했음에도 고음질 코덱인 aptX를 지원하지 않는다. 가격대를 생각하면 조금 의아한 결정이다. 제품 가격은 35만 9천 원대로 삼성, 애플 등 IT 기업의 제품과 비교하면 비싸고 젠하이저나 뱅앤올룹슨, B&W 등 주요 오디오 제조사의 제품들과 비교하면 무난한 수준이다. 최고의 ANC을 경험하고 싶다면 답은 정해져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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