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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선방은 산중이 아니라 도심에 있어야” 천일기도 끝에 도심선원 연 지범스님

입력 2022-10-03 03:00업데이트 2022-10-03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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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도동 보문선원 어제 개원
23일까지 간화선 대법회도 개최
“40여년 선방 찾았더니 돈 따라와
좋은 프로그램으로 禪 대중화 노력”
2일 선원 개원 법회를 연 서울 동작구 보문사 주지 지범 스님. 23일까지 간화선 대법회도 이어진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서울 동작구 보문사는 요즘 경사를 맞았다. 주지 지범 스님(66)이 천일기도 끝에 완공한 보문선원이 2일 개원 법회를 가진 것. 이를 기념한 간화선 대법회도 23일까지 매주 일요일 개최된다. 사찰 옆에 들어선 선원은 스님과 신자들이 사용하는 대중선원과 시민선원으로 나뉜다. 대중선원은 10명, 시민선원은 50여 명까지 수행할 수 있다. 지범 스님은 2018년 수좌(首座·선원에서 참선 위주로 수행하는 출가자)들의 삶을 진솔하게 그린 화제작 ‘선원일기’를 출간했다. 지난달 29일 보문사에서 지범 스님을 만났다.

―대법회 초청 연사가 화려하다.

“출가 이후 오랜 인연을 맺은 분들이 흔쾌히 참여해 줬다. 백담사 유나(維那·승려들의 규율 책임자) 영진 스님, 고불총림 수좌 일수 스님, 덕숭총림 방장 우송 스님에 이어 앞으로 동국대 불교학술원 연구교수 문광 스님(9일), 한산사 선덕(禪德·선에 밝아 덕망이 높은 승려) 월암 스님(16일), 대흥사 조실 보선 스님(23일)이 법문해 주신다.”

―도심 선원 개원은 어떤 의미가 있나.

“오래 서울에 있다 보니 신도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수행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확고했다. 스님들도 산중 수행만 하다 보면 타성에 젖을 수 있어 자극이 필요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한창일 때 불사(佛事)가 진행됐다.

“신도들도 오지 않는데 무슨 땅을 파냐며 말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천일기도를 하며 부처님이 도와줄 것으로 굳게 믿었다. 40여 년 선방을 찾아다니며 인연을 쌓았더니 돈은 따라오더라(웃음). ‘선원일기’도 불사의 씨앗이 됐다. 책 출간 이후 불교방송 ‘무명을 밝히고―지대방 산책’에 출연했는데 저를 알게 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

―오현 스님(2018년 입적)의 뜻을 기리는 무산선원도 최근 개원했다.

“저도 최근 무산선원을 방문했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좋은 공간으로 사용될 것이다. 인연도 적지 않고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 오현 스님이다. 책을 보낸 뒤 며칠 지나 새벽 5시에 전화를 하셔서 책이 너무 좋다며 3000권을 사주셨다. 나중에 다시 1만 권을 사겠다고 얘기하셔서 너무 과한 것 같아 사양했다.”

―보문선원은 어떻게 운영할 예정인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선(禪)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선방뿐 아니라 가정과 사회에도 부처님의 가르침이 제대로 전해져야 한다. 그러려면 제가 잘 살아야 하고, 제 공부가 충실해야 한다. 선원을 통해 도반뿐 아니라 신도들을 시봉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안거(安倨·여름과 겨울에 각각 3개월간 하는 집중 수행)뿐 아니라 매달 철야정진과 2박 3일 수련 프로그램도 진행할 생각이다.”

―‘선원일기’ 후속 책은 언제 출간할 예정인가.

“내년 봄쯤 책이 나올 것 같다. ‘친한 줄 알았는데 나는 왜 뺐냐’고 농하는 분들도 여럿 있었는데 빚을 갚을 수 있을 것 같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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