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의 여정’ 나선 교황, 캐나다 아동 집단학살에 “겸허히 용서 구한다”

  • 뉴스1
  • 입력 2022년 7월 26일 03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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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다를 방문해 지난 세기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학교에서 발생한 수십 년간의 학대를 ‘악’으로 표현하며 피해 원주민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은 캐나다 앨버타주(州) 서부의 에드먼턴에 도착해 원주민, 매티스, 이누이트 아동 학대가 발생한 가장 큰 기숙 학교 중 하나를 방문했다.

교황은 이곳에 모인 군중 앞에서 “죄송하다”며 “특히 많은 교회 신도들과 종교 공동체가 문화 파괴와 강제 동화 정책에 무관심으로 동조한 것에 대해 겸허하게(humbly)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동학대가 발생했던 기숙학교에 진정성 있는 조사와 생존자 및 후손의 회복을 돕기 위한 더 많은 지원을 요구했다.

전날 캐나다에 도착한 교황은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앨버타주 에드먼턴, 퀘벡주 퀘벡, 누나부트준주 이칼루이트 등 3개 도시를 방문한다.

교황은 로마에서 캐나다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캐나다 방문을 “화해의 여정”이라고 표현했다. 외신들도 교황의 캐나다 방문을 두고 ‘역사적인 방문’이라고 평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 18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까지 약 15만 명의 퍼스트네이션스·매티스·이누이트 원주민 아동을 동화 정책의 일환으로 강제로 기숙 학교에 수용했다. 학교 시설에서 원주민 아동은 잦은 폭력과 학대로 신음해야 했다.

지난해 5월 이후 1300개의 이름 없는 묘지가 기숙 학교 현장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캐나다의 진실화해위원회에 따르면 원주민 아동 약 4000명 이상이 기숙 학교에서 방치되거나 학대받아 사망했으며, 기숙 학교 중 상당수가 가톨릭 교회가 운영하는 곳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문화적 집단학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교황은 지난 4월 원주민 지도자들에게 사과했지만, 원주민 대표단은 교황이 직접 캐나다를 방문해 사과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었다. 저스틴 트뤼도 총리도 교황이 방문해 역사적 잘못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교황은 지난 13일 캐나다에 방문해 인구가 많은 도시인 에드먼턴, 퀘벡, 이칼루이트 등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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