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서도 승강기 없어”…전장연, 또 경찰출석 후 조사거부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25일 11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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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권리 예산 마련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관계자들이 25일 경찰에 출석했으나 건물 내 승강기 미설치를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갔다. 경찰 자진 출석 후 세 번째 조사 거부다.

전장연 관계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9시50분께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아 경찰서 승강기 미설치 사실에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처음엔 경찰서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경찰이 시위와 마찰 우려 등을 이유로 배치한 인력 수십 명에 의해 입구가 막히며 경찰서 앞 인도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박경석 전장연 공동대표는 현장에 나온 종로서 관계자로부터 건물에 승강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보시다시피 종로서가 장애인편의증진법에 따라 정당한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은 시설임을 확인했다”며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24년 동안 서울청 산하 경찰서가 편의시설을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바로 사과하고 이에 대해 전수조사한 뒤 계획을 발표해달라. 모두 이행되면 저희도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박 공동대표에게 1층에서 조사가 가능하다고 전했지만 전장연 이를 꼼수로 규정하며 조사받기를 거부했다.

박 공동대표는 “경찰서에 출입하는 사람들 중엔 조사받는 사람뿐 아니라 민원인, 직원도 있을 것”이라며 “1층 조사실 마련을 통해 이 문제를 회피하려 하지 말라”고 했다.

한편 서울경찰청은 이날 “(전장연 수사를 진행 중인)6개 경찰서 중 승강기가 설치되지 않은 경찰서 4곳(중부·종로·혜화·용산)은 장애인등편의법 시행(1998년) 이전 준공된 관서로, 위법사항이 없다”고 반박했다.

경찰은 대상자 편의 및 수사 효율성 등을 이유로 승강기가 설치돼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전장연의 집중수사관서로 지정한 상태다. 이에 따라 6개 경찰서에서 각각 수사 중인 사건이 병합 수사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가 현장에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박 공동대표는 경찰의 이러한 방침도 꼼수라고 비판하며 이에 대한 입장을 다음 달 2일 서울청 앞에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박 공동대표는 “남대문서에서 조사를 받을 지 안 받을 지, 김 청장님이 인식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서울 도심 곳곳에서 열차 승하차 시위 등을 벌이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은 지난 3월25일날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부근에서 벌인 시위와 관련해 출석을 요구 받았다.

이들은 지난 14일과 19일에도 각각 혜화경찰서, 용산경찰서에 출석했으나 건물 내 승강기 미설치를 이유로 조사를 거부하고 돌아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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