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호 첫 비행 69년… 시대의 열망을 담아 KF-21 ‘보라매’가 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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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산업
내달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 세계서 4번째 성공
차세대 국산 전투기 독자개발 노린 디딤돌 될 것

KF-21 시제1호기
KF-21 시제1호기
《부활을 넘어 웅비(雄飛), 도약의 시대가 활짝 열린다.

다음 달로 예정된 ‘KF-21 보라매’ 전투기 시험비행에 성공하면 대한민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에 이어 스텔스 형상의 4.5세대급 전투기를 독자 개발해 비행에 성공한 네 번째 국가가 된다.

광복 직후 국가 재건과 부활의 꿈을 안고 국산 항공기를 처음 개발한 지 69년 만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위치한 사천에서 세계적 수준의 전투기를 날리게 된 것이다.》


6·25전쟁이 휴전으로 치닫던 1953년 6월, 공군기술학교 정비교육대는 최초의 국산 항공기 개발에 나섰다. 불과 4개월 만에 제작된 국산 항공기를 같은 해 10월 11일 민영락 소령과 이원복 소령이 첫 비행에 성공했다. 다음 해인 1954년 4월 3일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부활을 이룰 것이다’라는 의미를 담아 국산 항공기에 ‘부활(復活)’이란 이름을 붙였다. 부활호는 연락, 정찰, 심리전 등의 용도로 사용되다 1960년대 이후 돌연 자취를 감췄다. 개발 책임자였던 이원복 씨(예비역 공군 대령)가 수소문한 끝에 간신히 찾아낸 시점이 2004년 1월. 대구 경상공업고등학교에서 뼈대만 남은 원형이 발견됐다. 공군은 바로 복원 작업을 펼쳐 2004년 10월에 복원된 부활호를 국민들에게 선보였다. 2008년 10월에는 등록문화재 411호로 지정됐다.

미군이 넘겨준 항공기 엔진에 부품을 애써 모아 만들었던 부활호와 다음 달에 창공을 수놓을 KF-21 전투기에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70여 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는 염원이 담겨 있는 것이다. 우리 손으로 하늘을 지킬 항공기를 만들겠다는 열정의 결실이 바로 KF-21 전투기다. KF-21은 21세기 첨단 항공 우주군으로의 도약을 위한 공군의 중추 전력이자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통상 명칭은 ‘보라매’로 미래 자주국방을 위해 힘차게 비상하는 한국형 전투기라는 뜻이다. 보라매라는 이름처럼 KF-21은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최고 속도 2200km로 음속의 1.8배에 달한다. 또한 7.7t의 무장을 탑재할 수 있고 전천후 기동성과 전투 능력을 갖췄다. 지난해 4월 9일 시제기 출고로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한 국가 반열에 올랐다.

KF-21
KF-21
KF-21 보라매는 추후 성능개량을 통해 내부무장을 갖춘 5세대 전투기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내부무장 여유 공간과 저피탐 형상, 최신 센서 등을 보유하고 있어 언제든지 5세대 전투기로 성능을 개량할 수도 있다. 추후 5세대를 넘어선 차세대 국산 전투기를 독자 개발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도 기대된다. 독자 개발한 4대 센서, 능동 전자 주사 배열 레이더, 적외선 탐색 추적 장비, 전자광학 표적 추적 장비, 전자전 장비 등의 첨단 항공전자 기술은 국내 항공기술의 전반적인 수준을 크게 끌어올렸다.

KF-21 보라매 개발에 700여 개 국내 업체가 참여 중이다. KF-21 보라매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와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있다. 2028년까지 약 11만 명의 고용 창출과 약 2조1000억 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양산이 본격화되면 추가로 24조 원의 생산 유발 효과가 생기고, 기술 파급 효과 또한 4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KAI 관계자는 “KF-21 보라매의 성공적 개발과 적기 전력화를 통해 대한민국 영공을 지키는 날까지 국민의 관심과 성원과 격려 그리고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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