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기반 실무교육으로 지역문제 최고전문가 양성”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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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에 선정된 충남 홍성 청운대 이우종 총장
4차 산업혁명 대비 혁신교육 강점
평생교육 관련 개방성 부문 17위… 전국 유일 군 단위 대학의 작은 반란
“인생 이모작 넘어 삼모작까지 대응 한국-세계 교육문제 해결 초석될 것”

청운대 제공
청운대 제공
최근 몇 년 동안 충남 홍성에 있는 청운대 이우종 총장(사진)의 행보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작은 도시에서 한 명의 총장이 세상을 바꾸는 대학의 반란이 시작됐다”고.

이 총장은 인터뷰 때마다 늘 ‘지역사회·실사구시·인성교육’을 언급한다. 이 총장은 “우리(청운대)는 우리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최고의 전문가를 양성하고, 이로 인해 지역과 국가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런 노력이 성공으로 입증될 때, 그리고 하나씩 확산될 때 결국 모든 사람이 꿈꾸는 바람직한 사회와 국가가 건설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운대는 최근 전 세계 고등교육기관을 대상으로 혁신 교육 사례를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WURI’(The World‘s Universities with Real Impact 2022) 평가 결과에서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뤄냈다.

2022 WURI 랭킹은 국제경쟁력연구원이 주관하고 산업정책연구원, 한자대학동맹, 유엔훈련조사연구소, 프랭클린대 테일러연구소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4차 산업혁명 등 사회적 변화에 따른 고등교육기관의 혁신성을 가늠하는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3년차인 올해에는 세계적인 혁신대학으로 평가받는 미네르바스쿨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가 16위를 기록했다. 특히 청운대는 홍성이라는 작은 도시 소재 대학으로 글로벌 100대 혁신대학으로 선정됨으로써 국내외에서 한층 위상을 높이게 됐다.

21일 이 총장을 만나 ‘WURI TOP 100’ 선정 전후와 향후 대학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 WURI 평가란 무엇인가.

“기존의 일률적인 대학평가와 달리 세계 주요 대학의 혁신프로그램을 사례별로 정성 평가하고 종합 랭킹과 부문별 핵심지표 랭킹을 동시에 발표한다. 우선 평가에 참여한 고등교육기관의 장 혹은 학교 평가팀이 다른 기관의 혁신 사례를 블라인드 방식으로 평가한다. 이후 미국대학연맹(AAC&U)을 비롯해 세계 유명 고등교육기관 회장들이 평가 점수를 검토한 뒤 세계 100위권 대학의 추천 대학 목록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평가위원회가 1·2단계 혁신 사례 평가 내용의 신뢰성을 확인한 후 최종 순위를 정한다. 올해는 9일 줌(Zoom)으로 참여 대학의 총장, 교육 관계자, 국제기구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발표됐다.”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고 들었다.


“올해 평가에 참여한 대학은 309곳이다. 평가는 산업적용, 기업가정신, 윤리가치, 학생교류와 개방성, 위기관리, 4차 산업혁명 등 6개 핵심지표에 걸쳐 진행된다. 6개 부문별로 혁신성에는 내용과 과정, 실행력에서는 비용과 효과 그리고 영향력에는 그 범위와 강도를 평가했다.”

―청운대의 결과는…

청운대 제공
청운대 제공
“청운대는 2019년 네덜란드에 본부를 둔 한자대학동맹에 가입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교육혁신과 인성 기반의 실무중심 글로벌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한 변화에 도전했다. 그 결과 2020년에는 학생교류 및 개방성 부문에서 28위, 산업적용 부문 30위에 선정됐다. 2021년에는 부문별 평가 상승 및 글로벌 톱 100에 진입했으며 올해에는 학생교류와 개방성 부문에서 ‘소셜서비스 LiFE 컬리지 ’프로그램에서 17위에 올랐고, 종합 랭킹에서는 86위로 2년 연속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학생교류 및 개방성 부문에서 17위를 차지한 ‘소셜서비스 LiFE 컬리지’ 프로그램이란 무엇인가?

“이 프로그램은 2020년 28위에서 올해 17위로 11계단이나 올랐다. 이 프로그램은 ‘성인친화 평생교육 체제를 통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서비스 전문인력 양성’이라는 비전으로 대학에 평생교육체제사업(LiFE)을 운영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2018년부터 시작된 사회서비스대학은 사회복지상담학과, 청소년상담교육학과, 창업경영학과, 사회적기업학과, 뷰티산업학과, 부동산경영학과 등 6개 학과에 학생 수는 350명이며 평균 나이는 50대 초반이다. 교육과정은 성인친화형 교양교육과 전공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몸·맘·뇌(인성교육 중심) 다(多)이룸 비교과 프로그램 및 비학위 자격증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학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6개 장학금을 신설하고 맞춤형 주말 식당, 힐링명상센터, 공유주방, 비즈니스 공간 등도 운영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청운을 만나서 삶이 달라졌다’며 96%가 만족하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군(郡) 단위에 소재한 대학에서 놀라운 결과를 얻었다.

“이제 대학은 혁신만이 살길이다. 3년 전 혁신의 아이콘 미국 샌프란시스코 미네르바스쿨 관계자, 세계적인 실무중심 대학으로 유명한 네덜란드 흐로닝언에 있는 한제(Hanze)대학교 관계자들을 만나본 후 혁신을 기반으로 한 시대 상황에 맞는 대학만이 필요하고, 또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돌입하면서 이제는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상생하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이번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도 뉴노멀 시대에 지속 가능한 뉴컬러 인재를 양성해 지방대학의 위기 속에서 평생교육의 성공모델이 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향후 구상은…

“청운대는 고등교육을 시행하는 세계의 모든 기관에 열려 있으며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내용과 교육방법 그리고 확산의 측면에서 ‘혁신’을 얼마나 적용하고 실행하고 있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충남 홍성과 인천에서 지역사회와의 상생과 협력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대학이 될 것이다. 앞으로 학령기 학생과 인생 이모작을 넘어 삼모작까지 학생 수요를 예측하고 대응한 지역과의 상생 문제 해결이 나아가 대한민국과 세계의 교육문제 해결의 초석이 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거듭나는 청운대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한편 이번 WURI 평가에서 애리조나주립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위를, 3·4·5위는 각각 매사추세츠공대(MIT)와 스탠퍼드대, 펜실베이니아대가 선정되는 등 최상위권을 미국 대학이 휩쓸었다.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곳은 서울대로 ‘학생교류 및 개방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종합 16위에 올랐다. 이 밖에 한국외대(38위), 청운대(86위), 충북대(88위)가 종합 순위 100위권에 들었다.

홍성=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에듀플러스#인성기반#혁신대학#청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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