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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이산화탄소, 땅에 묻으면 지진 위험? “압력 낮추면 괜찮아”

입력 2022-06-20 03:00업데이트 2022-06-20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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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감축 일환 지하 저장 방안 연구
특정 단층, 지진 우려에 배제됐지만
저압 주입 실험 결과 안전성 확인돼
러시아 등 3개국 연구팀이 이산화탄소 주입 실험을 위해 사암을 단층 형태로 절단하고 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제공
최근 각국이 탄소 감축을 위해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땅에 저장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런 방식이 ‘인공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 등 3개국 연구자들이 지진을 유발하지 않고도 땅속에 안전하게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방안을 찾았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러시아 스콜코보과학기술원과 미국 어배나섐페인 일리노이대, 노르웨이의 민간 연구재단인 노르사르 연구진은 최근 지진을 일으킬 만한 단층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저압으로만 주입한다면 인공지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공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에 따르면 최근 수년 새 세계 여러 나라가 지구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지하암반에 저장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강한 응력(외부 힘에 대한 저항력)을 받아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는 단층 등은 기피 지형으로 분류해 대상에서 제외해 왔다. 단층 중 응력을 받아 강한 힘이 축적된 곳은 약간의 압력 변화로도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단층 저장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가로세로 0.711m, 높이가 0.914m인 직육면체 사암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사암은 내부 공간이 많아 이산화탄소 주입이 용이하다. 연구팀은 먼저 사암을 절단해 단층과 같은 형태로 만들고 6개 면에 강한 힘을 가해 응력이 생기게 했다. 다음으로 이산화탄소를 대신해 실리콘오일을 주입한 뒤 암반 파괴음을 측정해 인공지진이 발생했는지 살폈다.

연구팀은 저압으로 실리콘오일을 주입할 경우 처음에는 사암 샘플의 단층에 가해지는 압력이 크게 올라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인공지진에 해당하는 암반 파괴음은 포착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암반을 깨뜨릴 수 있는 압력보다 훨씬 낮은 압력으로 설정하고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면 지진을 일으키지 않고 지하 암반에 안전하게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K-CCUS) 추진단장을 맡고 있는 권이균 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도 3, 4년 안에 이산화탄소를 지하암반에 저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도록 인공지진을 포함해 다방면의 안전성 평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지난달 15일자에 공개됐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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