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허밍만으로 춤추게 하는 음악 고민했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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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위 예술가로 불리는 백현진
안은미-장영규와 무용극 도전
서울 ‘세종S시어터’서 30일 개막

배우, 화가, 음악인…. 전방위 예술가로 불리는 백현진(50·사진)의 이력은 화려하다. 출발은 유명 국악 퓨전 밴드 이날치의 예술감독 장영규와 1997년 결성한 어어부프로젝트다. 정형화되지 않은 어어부프로젝트의 음악은 영화감독들의 취향을 저격했고,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2002년)과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1988년)엔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음악뿐만 아니다. 백현진은 영화 ‘브로커’(2022년)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2020년) ‘북촌방향’(2011년)에서 조연급 배우로 출연했다. 홍익대 조소과를 중퇴한 그는 간간이 화가로서의 이력도 이어가고 있다. 2017년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후보에도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이쯤 되면 본업이 뭔지 헷갈릴 정도인 그가 이번엔 무용극에 도전한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S시어터에서 30일 개막해 다음 달 3일까지 공연하는 ‘은미와 영규와 현진’을 통해서다. 제목에 담겼듯이 안은미, 장영규와 함께한다.

세종문화회관에서 8일 만난 백현진은 “목소리가 독특해 ‘그런 목소리로 어떻게 연기를 하냐’고 타박을 듣곤 했는데 이번 공연에선 특이한 목소리를 하나의 악기로 활용해 허밍으로 음악을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가사 없이 굉장히 느린 허밍만으로 사람을 춤추게 하는 방법이 뭘까 생각하고 있어요. 저렇게 축축 처지고 느려 터졌는데도 댄스곡이 될 수 있나 싶은 거요. 안은미 씨가 짠 구조에 각자가 생각해 온 것들을 즉흥적으로 펼쳐 놓을 예정입니다.”

개성 강한 세 사람의 합동 무대는 이번이 두 번째다. 2003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 안은미의 독무 공연 ‘플리즈(Please·제발)’에서 처음 합을 맞췄다.

“이번 공연도 19년 전 그때처럼 즉흥적인 무대가 될 것 같아요. 당시 굉장히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많았는데 벌써 20년 가까이 흘렀어요. 요즘 사람들이 이번 공연을 힙하게 받아들일지, 여전히 충격적으로 여길지 반응이 궁금해요.” 전석 5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전방위 예술가#백현진#안은미#장영규#무용극 도전#서울 세종s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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