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러 원유 수입해 원산지 세탁뒤 전세계 수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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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인도 정유사들이 밀수출 핵심”
인도, 러 원유수입 27배로 급증
금수조치 서방 제재효과 떨어뜨려
美 “우크라에 드론-로켓 등 추가 지원”

러시아산 원유가 해상 환적 등으로 원산지를 세탁해 국제사회의 제재망을 뚫고 세계 곳곳으로 수출되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특히 미국 일본 호주와 함께 ‘쿼드’ 동맹을 맺고 있는 인도의 주요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를 휘발유, 경유와 혼합해 밀수출하는 데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한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제재 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전만 해도 하루 3만 배럴 정도였지만 침공 후 하루 80만 배럴로 약 27배 급증했다. 특히 에너지 대기업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는 지난달에만 러시아의 침공 이전보다 7배 많은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 러시아산 원유 구매의 첨병에 섰다.

릴라이언스가 세탁한 러시아산 원유가 미국으로 수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릴라이언스는 4월 21일 휘발유 성분 ‘알킬레이트’를 유조선에 싣고 정해진 목적지도 없이 인도 시카항을 출발해 5월 22일 미 뉴욕에서 짐을 내렸다. 미 세관당국이 휘발유, 경유 등에는 명확한 원산지 표시를 강제하지 않는다는 허점을 노려 러시아산 원유를 미 시장에 팔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이란, 베네수엘라 등이 국제 사회 제재를 피하기 위해 즐겨 쓰는 선박 환적 수법도 동원됐다. 지난주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남태평양 팔라우 소속 유조선 ‘젠1호’는 서아프리카 해상에서 중남미 파나마 소속 유조선 ‘로런2호’와 접촉했다. 이후 로런2호는 지브롤터를 거쳐 중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WSJ는 전했다. 러시아산 원유를 실은 선박이 위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치를 끄고 항해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일 최신 공격용 드론 ‘그레이이글’, 핵심 목표물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한 다연장유도로켓(HIMARS), 재블린 미사일, 야포, 헬리콥터 등 7억 달러(약 9100억 원)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계획을 밝혔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인도#러시아산 원유#원산지 세탁#전세계 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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