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제품화전략지원단’에 거는 기대[기고/원희목]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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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의약품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와 타이밍이다.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지구촌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이 사실을 절감했다.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선 백신과 치료제 등 의약품을 적시에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초기엔 의약품이 없었다. 이후 우리는 국내외에서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한 사실을 목격할 수 있었다.

백신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하려면 기술력, 인력, 재원 등 국가 차원의 모든 역량이 결집돼야 한다. 민간의 전문성과 정부의 지원이 모여야 한다. 실제 미국은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민간과 정부의 협력을 통해 초고속으로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기업이 신기술 신개념 의료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뚫는 것이다. 특히 경제성이 담보되지 않는 희귀 필수 의약품이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개발은 선뜻 뛰어들기에 위험이 크다. 어렵게 제품을 개발했어도 심사 가이드가 없거나 현행 규정과 맞지 않아 허가를 받지 못한다면 국제 경쟁력 손실은 물론이고 기업이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한국 정부 역시 백신과 치료제의 신속한 개발과 필수의약품 확보가 보건 안보와 직결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공공성이 높은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약품, 희귀약, 국내 개발 신약 등은 모든 개발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시장에 조기 출시해야 한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출범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제품화전략지원단’은 그런 배경에서 만들어졌다.

제품화전략지원단은 의약품·의료기기 등의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허가 이후 제품화까지의 모든 과정을 밀착 지원하는 전담 조직이다. 올바른 규제 방향을 설정하고 효과적인 가이드 및 컨설팅을 통해 신속한 시장 진입을 돕는 것이 출범 취지다.

지원단의 지원은 산업계의 연구개발과 제품 출시를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산업계도 이를 지속적으로 희망해 온 만큼 크게 환영한다.

현재 식약처,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3개 부처의 신약 연구개발과 관련된 과제 수는 860여 개, 예산은 4599억 원에 달한다. 무수한 과제들이 다부처 차원에서 진행되는 상황에서 제품 출시를 위한 지원단의 역할이 무척 중요하다. 지원단은 ‘시작부터 함께하는 규제과학 기반 제품화 지원’이라는 슬로건처럼 개발 초기에서부터 임상, 허가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에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신약 개발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의약품 시장의 특성상 누가 세계 시장을 선점하느냐가 성패의 관건이다. 제품화전략지원단이 국가의 보건 안보 확립과 산업 경쟁력 제고의 중요한 주춧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의약품 개발#식약처#제품화전략지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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