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넷플릭스 키우겠다”는 尹정부…‘정책 재탕’ 오명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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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29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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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 양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4.26 인수위사진기자단
박성중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가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 미래사회를 선도할 수 있는 디지털 인재 양성’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4.26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미디어 분야 국정과제의 윤곽이 드러났다. 특히 이번 국정과제에는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한국판 넷플릭스로 키우겠다”는 원대한 포부가 담겼다. 관련 업계에서는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디미생)’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강한 추진력과 함께 확실한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OTT 업계에서는 새 정부가 발표한 미디어 분야 정책을 두고 현 정부의 디미생 정책을 닮았다는 평가와 함께 최소 규제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당부가 나온다.

앞서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미디어 분야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이날 인수위 과학기술교육분과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현 방송법 체계를 개선하고 규제보다는 진흥 중심의 정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특히나 OTT의 법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제작비 세액공제 및 자체등급제를 도입하고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대규모 민관 합동 ‘K-OTT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같은 미디어 분야 국정과제는 현 정부가 추진한 디미생 정책과 상당 부분 겹친다. 지난 2020년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방송통신위원회 등이 참여해 추진된 디미생에는 자율등급제 도입, 콘텐츠 펀드 조성, 제작비 세액공제, 글로벌 진출 지원 등이 포함됐다.

지난해 3월2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대표적인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은 ‘한국OTT협의회’를 발족하고 정책분야 공동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한국OTT협의회 제공) © 뉴스1
지난해 3월2일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대표적인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은 ‘한국OTT협의회’를 발족하고 정책분야 공동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한국OTT협의회 제공) © 뉴스1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비슷한 내용이 포함돼 ‘정책 재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결국 업계에서의 요구사항이 정책으로 실현되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그간 디미생을 두고 논의에만 그치고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글로벌 OTT 5개를 육성하겠다는 현실성 없는 목표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와 달리 이번 정부에서는 실효성 있는 정책 추진을 위해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희 오픈루트 전문위원은 “과감한 의지가 필요하다”며 “그간 여러 가지 논의와 검토가 있었다면 이제 논의보다도 시행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새 정부는 규제보다 진흥에 무게중심을 둔 가운데 OTT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제도가 규제의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앞서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OTT를 정보통신망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부가통신 역무’로 정의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이에 대해 한 OTT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 사업의 역무를 정했는데 이 부분이 기금을 걷는 등 규제의 근거가 될 수도 있다”며 “진흥을 위한 근거가 규제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OTT 사업자의 글로벌 진출 지원책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소견이 나온다. 앞서 인수위가 발표한 국정과제에 OTT의 글로벌 진출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박 의원은 “OTT 글로벌 진출 전전기지를 구축해 현지의 규제·시장정보 제공 등 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한편 현지 재제작 및 국제공동제작 지원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만 밝힌 상태다.

이에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OTT는 개별적으로 약진해서는 성공하기 힘들다”며 “일정 정도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대표성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게 필요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황 교수는 “기술 변동과 제도 변화 간의 격차를 얼마나 빨리 줄이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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