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한 아이디어는 화상회의보다 대면회의서 많이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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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구팀 연구 결과 ‘네이처’에 발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격히 확산한 화상회의가 대면 회의보다 참여자들의 창의성을 억누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멜라니 브룩스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 연구팀은 화상회의에 참석하는 참가자들이 대면 회의에 참석했을 때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덜 내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27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연구팀은 남녀 602명을 무작위로 팀을 이루게 해 대면 회의나 화상회의에 참여하게 했다. 각 그룹에 원반 부메랑, 제품 포장에 쓰는 에어캡을 나눠주고 어디에 쓰면 좋을지 5분간 아이디어를 내게 했다. 그 결과 화상회의로 아이디어를 낸 팀은 대면 회의보다 아이디어 수가 20%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실이 아닌 실제 상황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한 다국적 통신기업의 엔지니어 1490명에게 대면, 또는 화상회의로 신제품 아이디어를 받았는데 화상회의에서 낸 아이디어의 수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화상회의를 하는 경우 참석자들이 사람의 얼굴에만 집중하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주의력을 빼앗기는 것이 창의력을 제약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실험 참가자들의 눈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대면 회의에서는 방 곳곳의 사물로 시선이 자주 이동했다. 반면 화상회의에서는 상대방을 바라보는 데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브룩스 교수는 “화면에 집중하고 나머지 환경을 걸러내는 것은 광범위한 탐색을 방해한다”며 “이런 환경은 독창성을 발휘하는 데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상회의의 장점도 많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브라이언 우지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화상회의에서 20% 적은 아이디어가 나와도 회의 비용이 40% 줄어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디어당 비용은 대면 회의가 화상회의보다 훨씬 비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참신한 아이디어#창의성#대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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