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우폴 수비대 “생후 3개월 아기도 갇혀있어”…탈출 도움 호소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22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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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략적 요충지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한 가운데, 마지막 방어선인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지키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비대가 생후 3개월 아기도 갇혀있다며 민간인들의 안전한 대피를 호소했다.

21일(현지시간) 스뱌토슬라우 팔라마르 우크라이나군 아조우연대 대위는 BBC에 현재 제철소 지상 대부분 파괴됐으며, 무너진 건물 아래 민간인들이 갇혀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이 군함을 통해 제철소에 포격을 가했으며, 대량살상 무기인 ‘벙커 버스터’ 폭탄을 투하했다고도 전했다.

또 “아조우스탈 부지 내 모든 건물은 사실상 파괴됐다”며 “벙커 아래 부상자와 사망자들이 있으며, 몇몇 민간인은 무너진 건물 아래 갇혀있다”고 호소했다.

현재 남아있는 우크라이나 방위군 규모를 묻자 “공격을 격퇴할 만큼 충분하다”고만 짧게 답했다.

민간인들은 전투원과 떨어진 별도의 장소에 있으며, 지하실 한 곳당 80~100명이 대피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건물이 무너지고 폭격으로 군인들이 대피소에 접근할 수 없는 만큼, 몇 명이 생존 중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일부 벙커 출입문은 무거운 콘크리트판으로 막혀 있어, 중장비 없인 제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팔라마르 대위는 “우리가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대피 중인 민간인과는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며 “생후 3개월 아기를 포함한 영유아도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 도움이 필요한 노약자와 중상을 입은 군인 500명가량도 제철소에 남아 있다.

그러면서 민간인들이 안전한 통로로 제철소를 빠져나갈 수 있게 해달라며, 제3국이나 국제기구가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팔라마르 대위는 “이들은 이번 전쟁 범죄를 통해 너무 많은 것을 겪었다. 러시아인을 신뢰하지 않으며, 겁먹었다”며, 소위 ‘여과 수용소’로 보내지거나 고문 및 살해당할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탈출을 대가로 항복하진 않겠다고 강조했다. 팔라마르 대위는 “러시아의 모든 보증과 성명이 아무 가치가 없는 걸 확실히 알고 있다”며, 안전한 대피를 대가로 한 항복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마리우폴을 사실상 점령했으며, 아조우스탈에 우크라이나군 2000여명이 남아 있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조우스탈에 파리 한 마리도 통과 못하게 하라”며 총공격 대신 봉쇄를 지시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전날 민간인을 태운 피란 버스 4대가 마리우폴에서 빠져나왔으며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를 대피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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