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도움 필요, 전쟁 반대”…재한 러시아·우크라인 주말집회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12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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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12일 오후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러시아 규탄 및 전쟁 중단 촉구집회를 하고 있다. 2022.3.12/뉴스1
재한 우크라이나인들이 12일 오후 중구 서울시립미술관 앞에서 러시아 규탄 및 전쟁 중단 촉구집회를 하고 있다. 2022.3.12/뉴스1
한국에 거주하는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등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주말 집회를 잇따라 열었다.

재한 우크라이나인 150여명은 12일 오후 서울 중구 주한 러시아대사관 인근 정동 분수대에서 집회를 열고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고 지속적인 제재를 가하는 한국에 감사하다”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만큼 우크라이나는 열심히 싸워 절대 지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러시아 제재에 동참한 덕에 우크라이나 국민은 희망을 가졌다”며 “오랜시간 독립을 위해 싸워온 한국을 보면 귀감이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선진국이라는 게 많은 지원과 돈을 많이 가진 나라가 아닌 마음이 넓은 국민들을 많은 나라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지속적인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에는 재한 우크라이나인들과 전쟁을 반대하는 한국 시민들 20여 명도 참석했다. 이들은 “푸틴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을 더 이상 학살하지 마라”, “우크라이나 만세”, “벨라루스의 지지를 원한다” 등의 내용을 담은 팻말을 들고 우크라이나 국기를 몸에 두른 채 시위에 참석했다. 지난 7일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참석한다고 밝힌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출신 유튜버 이근씨(예비역 대위)를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들고나온 시민도 있었다.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직접 쓴 낭독문을 읽은 모델 겸 배우로 아나스타샤 소코로바씨(29)는 “제 할머니는 1939년생으로 제2차 세계대전 때 태어나서 아직도 그날의 참혹함을 잊지 못하신다”며 “제 할머니가 전쟁통에 태어나서 전쟁 때 죽을 수도 있다는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울먹였다.

소코로바씨는 “며칠 전 어린아이가 물조차 못 먹어 죽어가는 모습이 보도되는 걸 보았다”며 “어린아이가 겪지 않아야 할 전쟁을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우크라이나 만세” “푸틴 전쟁을 멈춰라” 등 우크라이나어와 한국어로 구호를 외치며 덕수궁 돌담길, 배재학당, 주한 러시아대사관을 지나 분수대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이날 오후 2시쯤에는 서울 종로구 관철동 보신각 앞에서 재한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벨라루스인 등 30여명이 모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한국 정부와 국민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푸틴은 전범이다’, ‘한국의 도움도 필요하다’, ‘No War’, ‘Russian don’t want this war‘ 등 전쟁 반대와 한국의 도움을 요구하는 피켓을 들고 “전쟁 반대”, “푸틴은 전범이다”, “우크라이나를 구해주세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남편과 함께 15년전 한국으로 온 러시아인 30대 주부 엘레나씨는 “러시아에도 전쟁을 반대하는 많은 러시아인들이 있지만, 일자리와 안전을 위협받아 자유롭게 외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대신 러시아인도 전쟁을 반대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는 우리뿐 아니라 여러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이 있다”며 “한국 정부와 국민들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벨라루스에서 온 유학생 20대 마리아씨는 “현지 벨라루스인들도 러시아의 전쟁을 반대한다”며 “러시아가 전쟁을 멈출 때까지 매주 이곳에 나와 전쟁 반대를 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국민들에게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도 러시아 전쟁을 반대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매주 토요일 이곳에 나와 뜻을 함께하자”고 호소했다.

이번 시위는 한국에서 학업 중이거나 근무 중인 우크라이나인과 러시아인 등이 온라인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진행됐다.

현장에 있던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평화시위를 예고한 상황”이라며 “별도의 이동이나 행진 없이 이 자리에서 시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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