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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in 과기대] 스페이스앤빈 "첨단 산업 위협하는 방사선, 전자파를 막습니다"

입력 2022-03-11 14:28업데이트 2022-03-11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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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in 과기대]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스타트업 발굴·육성 사업인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어 2022년도 역시 그린경제 분야 스타트업을 모집·지원합니다. 이와 관련해 취재진은 예비창업자들의 도전과 열정을 응원하기 위해 2021년에 지원받은 스타트업 56여 개의 기업 중 20개 기업을 소개하는 인터뷰 시리즈, ‘스타트업 in 과기대’를 기획했습니다.

미래 그린경제 분야를 이끌어갈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변화를 꿈꾸는 스타트업입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지원 보내주세요.

지난 2018년 대한항공 승무원이 급성골수성백혈병 발병을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일이 있었다. 오랜 기간 승무원으로 근무하며 우주방사선 영향이 큰 북극항로를 주로 오간 게 발병 원인이라고 주장이었다. 근로복지공단은 당사자 사망 후인 지난 2021년, 방사선과 질병 사이 인과성이 인정된다며 이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승무원의 우주방사선 피폭 문제와 함께 우주방사선의 유해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마침 같은 시기에 우연히 비슷한 문제를 발견한 이가 있었다. 스페이스앤빈의 민경령 대표는 당시 열형광선량계(TLD, Thermoluminescence Dosimeter)를 항공기에 실어 보내는 자체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북극항로를 거친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70% 이상 더 높은 방사선이 측정됐다. 민 대표는 여기서 창업의 실마리를 발견했다.

“방사선은 우주에만, 상공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지상에도 있습니다. 원인도 다양합니다. 우주방사선 같은 자연방사선도 있지만 인공방사선도 있죠. 이런 방사선이나 전자파의 영향을 막아주는 소재나 제품을 개발하면 사업이 되겠다 싶었습니다.”

스페이스앤빈 민경령 대표. 출처=IT동아스페이스앤빈 민경령 대표. 출처=IT동아

그렇게 새로운 사업을 구상을 시작한 민 대표는 과학기술대학교 예비창업패키지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6월 스페이스앤빈을 창업했다. 지상의 작은 콩(빈)부터 우주(스페이스)까지 아우르는 방호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이름에 담았다.



방사선, 전자파 등은 각종 전자기기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정밀한 기기일수록 작은 영향에도 오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미래의 컴퓨터로 꼽히는 양자컴퓨터도 약한 방사선에도 오류를 일으킬 수 있어, 이를 해결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산업이 첨단화할수록 이를 막는 방호 수단에 대한 수요는 점차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다른 한편으론 원자로, 원전 폐기물, 의료기기 등 방사선 발생장치에서 나오는 인공 방사능이나 각종 기기나 장비에서 나오는 전자파로부터 관련 산업 종사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물론 지금도 방사선이나 전자파를 차폐하는 방호 소재는 있다. 하지만 각각 장단이 뚜렷하다. 대표적으로 납은 효과는 우수하지만 인체에 유해한 데다 무겁고, 황산바륨은 무해하고 가볍지만 효과는 떨어진다. 민 대표는 스페이스앤빈을 창업한 후 이러한 기존 소재들의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소재 개발에 전념했다. 그렇게 개발된 소재는 철과 붕소를 기본 원료로 사용해 저렴하고, 차폐력도 우수하면서 가볍고, 인체에도 무해한 신소재다. 여기에 어떤 원료를 추가하느냐에 따라 차폐 효과나 특성, 형태를 달리할 수 있다. 그렇게 현재 30여 종의 소재의 제품화를 이미 마쳤다.

테이프, 시트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스페이스앤빈의 소재. 출처=IT동아테이프, 시트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는 스페이스앤빈의 소재. 출처=IT동아

이 소재들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많지만 스페이스앤빈이 가장 먼저 겨냥하고 있는 건 데이터센터(IDC, Internet Data Center) 시장이다.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전환이 급물살을 타면서 데이터센터는 지금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통한 중앙집중형 클라우드 컴퓨터 대신 여러 위치에 소규모 데이터센터를 두고 지연 속도를 개선하는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이 새로운 대세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민 대표는 단말과 밀접한 곳에 데이터센터가 위치해야 하는 엣지 컴퓨팅 특성상 방사선이나 전자파 영향력에 대한 사전 평가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결국 방사선, 전자파 등의 영향을 줄이는 방호 솔루션의 중요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내다보고 현재 차폐 기능이 있는 서버 랙(Rack, 거치대)인 차폐 랙 시제품을 제작하며 시장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민 대표는 일반 차폐 랙과 비교해 크게 가격 차이가 없어 경쟁력을 충분할 것이라고 자신한다.

디지털전환, 엣지 컴퓨팅이 대세가 됨에 따라 데이터센터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출처=셔터스톡디지털전환, 엣지 컴퓨팅이 대세가 됨에 따라 데이터센터 시장은 앞으로도 커질 전망이다. 출처=셔터스톡

차폐 랙과 같은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양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방호 소재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한 공공기관에 이미 테이프 형태로 제작한 제품 공급을 앞둔 상황이다. 이처럼 스페이스앤빈의 신소재는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테이프나 시트, 분말 형태로 가공해 기존 설비에 붙이거나 도포하는 식으로 간단하고 시공할 수 있으며, 유지보수도 쉽다. 소재를 어떻게 배합하느냐에 따라 효과도 달리할 수 있다.

향후에는 이러한 특성을 활용한 통합 방호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스페이스앤빈의 목표다. 이 방호 플랫폼에 3D 프린팅과 AI 분석을 적용해 시설이나 상황에 맞는 최적의 소재의 배합법과 형태를 적용할 계획이다.

“예컨대 위성도 어떤 궤도에 위치하는지에 따라서 최적의 방호 소재가 달라집니다. 고도에 따른 방사선의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지상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설마다, 현장마다 특성에 따른 최적의 소재 배합법이나 형태가 있습니다. AI 빅데이터 분석으로 이런 최적의 방법을 도출해내는 맞춤형 차폐 시스템을 적용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시트 형태 소재와 분말 형태 소재. 출처=IT동아시트 형태 소재와 분말 형태 소재. 출처=IT동아

민 대표는 이전에 직장 생활을 할 때, 신사업을 기획해 수익화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그 경험 속에서 발견한 흥미와 열정을 발견해 창업으로까지 이어갔다. 하지만 회사를 새로 일구는 건 회사 안에서 사업을 기획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었다. 그럼에도 스페이스앤빈은 빠르게 본 궤도에 오르고 있다. 지난해 국내 벤처캐피탈인 가이아벤처파트너스로부터 기업 가치 60억 원으로 인정받으며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민 대표는 이 과정에서 과기대의 예비창업패키지가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예비창업자가 창업하는 건 신혼부부가 아기를 키우는 것과 똑같습니다. 모든 게 처음이니깐요. 저 혼자였다면 금방 한계에 부딪혔겠지만 예비창업패키지 덕분에 헤매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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