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론·에미넴·비버 등 美 대중음악계 덮친 NFT 열풍…먹튀 우려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2월 12일 20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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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중음악계에 대체불가능한토큰(NFT) 열풍이 불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중들에게 영향력이 높은 뮤지션들이 투자를 독려하면서 사기 등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음악 비평가이자 인기 유튜버인 앤서니 판타노는 최근 세계적 팝스타를 향해 팬들에게 위험한 NFT의 세계로 유인하지 말라는 내용의 기고문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었다.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는 이달 초 NFT 기술이 적용된 평생 입장권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NFT 마켓플레이스를 개시, 지난주부터 총 10개의 NFT 입장권 판매를 시작했다. ‘코첼라 키 콜렉션’이란 이름을 지닌 이 NFT 입장권을 구매하면 평생 코첼라에 입장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코첼라는 마켓플레이스에서 입장권 외의 실물 코첼라 포토북을 받을 수 있는 NFT와 페스티벌 관련 사진과 음악 NFT 등도 팔았다. 가격은 개당 7만원에서 20만원을 훌쩍 넘는다.

영국 사전 출판사인 콜린스는 지난해 NFT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하면서 “블록체인에 저장되는 디지털 인증서로 예술 작품이나 수집품 같은 자산의 소유권을 기록하는 것”으로 정의했다.

블록체인 기반의 기술로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한 디지털 자산으로 각종 콘텐츠를 복제할 수 없게 만들어 구매자에게 소유권을 부여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사실 NFT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실물 자산에 끼친 영향 때문이다. NFT가 스친 주식뿐 아니라 NFT로 만들어진 유명 인사들의 작품이 수억 원대에 낙찰됐다는 등의 소식에 직접 투자에 관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핫한’ 아이템으로 부상한 NFT는 문화계 전반적으로 옮겨 붙고 있는 형국이다. 복제가 너무나도 용이해진 시대에 디지털 공간, 메타버스에서 생산된 콘텐츠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서다. 이미지, 비디오, 음원, 그 밖의 수많은 디지털 콘텐츠의 소유자가 분명해지면서 디지털 작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미국 음악 시장 ‘히트 메이커’인 포스트 말론과 위켄드는 최근 세계적으로 유명한 NFT 프로젝트 ‘지루한 원숭이 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 구매를 묘사한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다. 말론은 이 NFT 2개를 사는 데 70만달러(약 8억4000만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선수 스테판 커리, 축구선수 네이마르를 비롯해 스눕독, 에미넴, 저스틴 비버 등이 구매하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NFT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을 타면서 스타들은 소유자로서만 머무르지 않고 직접 NFT를 만들면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NFT 시장의 위험성과 부작용이다.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로 기술적인 함정과 사기 가능성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대체불가능한토큰이라는 이름과 달리 도용, 도난, 해킹 등의 사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평가다. NFT는 그 고유성으로 인해 복제·도난 등의 위험이 매우 낮지만 누구나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실제 권한이 있는 사람이 만들었는지 알기 어렵다는 허점이 있다.

실제 BAYC와 유사한 한 NFT 플랫폼에서도 러그풀(먹튀) 사기 피해가 발생했다. 이들은 100만 개가 넘는 화폐 수수료를 챙긴 채 프로젝트를 돌연 중단해 사라져 버렸다.

미 국세청은 NFT가 사기와 탈세, 자금세탁에 악용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법률적 장치가 미비한 것도 약점이다.

판타노는 “NFT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감독기관이 없기 때문에 고유 토큰의 가치가 하룻밤 사이에 사라질 수 있다”며 “뮤지션들이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규제 부족과 그로 인한 사기를 무시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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