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에 “견디기 힘든 고통 사과” 가이후 일본 전 총리 사망…향년 91세

  • 뉴시스
  • 입력 2022년 1월 14일 11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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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왼쪽의 푸른색 정장을 입은 사람이 가이후 도시키 전 총리
가장 왼쪽의 푸른색 정장을 입은 사람이 가이후 도시키 전 총리
가이후 도시키(海部俊樹) 전 일본 총리가 지난 9일 사망한 사실이 14일 알려졌다. 향년 91세.

14일 NHK, 아사히 신문 등에 따르면 지난 1989년 8월부터 1991년 11월까지 약 2년 3개월 간 총리로 재임한 그는 ‘대화와 개혁의 정치’를 내건 인물이었다.

1960년 중의원 의원 첫 당선 후 16선으로 48년 간 재직했다. 2009년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며 정계를 은퇴한 바 있다.

특히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의 요청에도 자위대 파견에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법적인 문제로 자위대의 파견은 불가했기 때문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대(對) 이라크 다국적군에 130억달러 자금 제공을 결정하는 데 그쳤다.

조지 부시 당시 미 대통령(아버지 부시)과 협의에 나섰으며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과도 회담을 거듭한 바 있다. 쿠릴열도는 러시아와 일본의 영토 분쟁 지역으로 현재까지 해결이 지지부진한 문제다.

아울러 그는 기계수뢰를 제거하는 해상자위대 소해정을 페르시아만에 파견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자위대 창설 이래 첫 해외 임무에 참여한 일이다. 이 일이 자위대의 국제평화유지활동(PKO) 참가로 이어졌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은 짚었다.

특히 그는 1990년 5월 노태우 전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환영 만찬에서 “과거 한 때 조선반도(한반도) 분들이 우리나라의 행위로 인해 견디기 힘든 고통과 슬픔을 경험한 일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고 솔직히 사죄의 마음을 말씀드린다”고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한 바 있다.

그는 나고야(名古屋)시 출생으로 와세다 대학을 나왔다.

그는 물방울 무늬의 넥타이를 착용하는 점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깨끗한 이미지로 국민의 지지를 받아 1990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1994년 6월 자민당이 정권 복귀를 위해 사회당 등과 연립정권 발족 합의한 데 반발하며 신진당으로 옮겨 초대 당수를 지냈다. 신진당이 해제된 후 자유당, 보수당, 보수신당에서 모두 최고고문을 역임하고 2003년 11월에는 자민당에 9년만에 복당했다. 2005년 중의원 선거 16선을 성공한 후 2009년 정계를 은퇴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NHK에 “과거 자민당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총재로 취임해 선거에서 승리를 얻어 자민당 정권 유지한 큰 공적이 있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위대의 국제공헌에 대해서도 처음 보낸다는 결단을 내렸다. 거듭 진심으로 공적을 기리며 명복을 빌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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