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최초의 ‘메디컬 처치’… 온라인 병행 안전한 예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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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덴교회
메타버스 활용 참전용사 초청행사
“코로나 시대에 사회적 고통 치유”

메타버스를 활용한 올해 6·25전쟁 참전용사 행사. 새에덴교회 제공
메타버스를 활용한 올해 6·25전쟁 참전용사 행사. 새에덴교회 제공
251년경 알렉산드리아 지역에 역병이 창궐해 인구의 3분의 2가 죽음을 맞았다. 그러던 중에도 이 도시의 성도들은 부활절 예배를 올리고 거리로 나가 환자들을 돌보았다. 시민들은 그런 그리스도인들에게 ‘파라볼라노이’, 즉, ‘위험을 무릅쓰며 함께 있는 자들’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파라볼라노이의 사랑으로 사회적 고통에 동참하고 치유하는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를 세워가야 한다는 것이 예장합동 총회장과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을 지낸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의 지론이다. 허들링은 극지방의 혹독한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수백 마리의 황제펭귄들이 서로 몸을 밀착하고 집단의 체온을 유지하는 행위를 말한다.

새에덴교회는 코로나19 초기 때부터 선제적 방역을 주장하며 한국교회 최초로 메디컬처치를 개소했고, 화상 예배를 도입하면서 현장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안전한 예배운동을 실천했다.

한국 교회 최초로 시작한 6·25전쟁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15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행사는 한미 우호증진을 위한 민간외교뿐 아니라 나라와 민족을 섬기는 애국적 사역으로 호평을 받으며 한국교회 이미지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팬데믹으로 현장 행사를 할 수 없게 되자 교회는 올해 세계 최초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참전용사 초청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고, 온라인으로 미국 캐나다 태국 필리핀의 4개국 참전용사 가족 150여 명이 동시 참여했다.

새에덴교회는 올해 성탄절을 ‘로즈마리 성탄절’로 정했다. 중세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사람들은 항균효과가 뛰어난 로즈마리를 집 주변에 심거나 몸에 간직하고 다녔다고 한다. 로즈마리의 꽃말은 ‘나를 기억해 주세요’. 올해 성탄절은 아기 예수의 사랑과 은혜를 기억하고, 코로나19로 멀어진 이들에게 안부를 묻고 사랑을 전하는 기억의 성탄절이 되어야 한다. 성탄절 기간 동안 각 성도의 가정에서 성탄 선물을 기증받아 비영리단체 ‘러브더월드(LOVE THE WORLD)’를 통해 미혼모와 한부모 가정 등에 전달할 예정이다.

파라볼라노이의 사랑으로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했던 초대교회 성도들처럼, 코로나19의 폭풍 속에서 새에덴교회 성도들이 보여준 허들링의 사랑은 어두운 밤길에 등불이 되고 있다.

김갑식 문화전문기자 dunanworld@donga.com
#크리스마스#성탄#복지#새에덴교회#온라인 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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